전체 꽃 식물의 약 3분의 1은 외떡잎식물이다. 외떡잎식물이라 불리는 까닭은 (씨앗이 발아하면서 나는 첫 잎인) 떡잎이 한 장뿐이기 때문이다. 쌍떡잎식물은 떡잎이 두 장이며, 씨앗이 발아할 때 이 차이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외떡잎식물과 쌍떡잎식물의 또 다른 중요한 차이는 줄기 속에 들어 있는 관다발(물과 양분을 운반하는 세포들)의 배열이다. 쌍떡잎식물에서는 관다발이 줄기의 바깥쪽 부분을 따라 원통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다. 그래서 나무의 껍질 부분을 둥글게 벗기는 환상박피를 하면, 이런 중요한 조직이 모두 제거되므로 나무가 죽는다. 외떡잎식물에서는 관다발이 무작위로 배열되어 있어서, 환상박피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 쌍떡잎식물에서는 곧은 원뿌리를 볼 수 있지만, 외떡잎식물은 그렇지 않다. 외떡잎식물에서는 원뿌리가 금방 죽고 그 자리에 막뿌리가 자란다. 잎의 형태에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잎맥이 그물처럼 복잡한 쌍떡잎식물과 달리, 외떡잎식물의 잎맥은 거의 항상 나란하다.

외떡잎식물은 꽃잎 같은 꽃의 구성 요소들이 모두 3의 배수로 배치되어 있다. 이런 외떡잎식물 꽃의 특징을 3수성이라고 한다. 또, 외떡잎식물은 대개 지하부 구조가 잘 발달해 있는데, 이런 지하부 구조는 식 물이 휴면하는 동안 의지할 수 있는 저장기관으로 쓰인다. 대다수의 외떡잎식물은 풀이지만, 야자나무, 대나무, 유카 같은 일부 종류는 나무로 자란다. 관다발의 배열로 볼 때, 외떡잎식물 줄기의 물리적 구조는 쌍떡잎식물의 큰키나무와 떨기나무의 줄기와는 상당히 다르다.
외떡잎식물이 서식지를 주로 차지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이런 특성에서 벗어나는 대표적인 외떡잎식물이 화본류일 것이다. 흔히 잡초라고 불리는 화본류는 가장 성공적인 식물 무리의 하나로, 지구 전역에 걸쳐 1만 종 이상이 분포하고 있다. 화본류가 성공을 거둔 비결에는 동물들에게 심하게 먹혀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한몫했을 것이다.
이 글은 <가드닝을 위한 식물학>(제프 호지 지음, 김정은 옮김, 따비)에서 발췌했습니다.
가드닝을 위한 식물학
식물의 성장과 발달부터, 내부 작용과 생식, 토양, 해충은 물론, 알아두면 좋은 식물학자와 식물화가까지, 가드닝에 필요한 식물학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그림과 함께 자세히 풀어낸 책이다. 저자 제프 호지(Geoff Hodge)는 원예 전문 잡지 <Gardening News> 에디터 출신으로, 영국에 거주하며 정원과 원예 관련 글을 쓰고 있다.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