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의 정원 이야기 1편타샤 튜더의 버몬트 농가를 나서면 가장 먼저 펼쳐지는 정원 풍경
타샤 튜더 나의 정원24. 04. 18 · 읽음 144

가장 먼저 집 앞의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현관에서 밖으로 나오면, 왼편에 있는 온실 쪽과 오른편에 있는 헛간 쪽, 그리고 집 앞의 돌담에서 아래쪽 정원으로 내려갈 수 있도록 오솔길을 만들었고, 그 양편으로는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심어두었습니다.

튤립 구근을 먹어버리는 사슴과 다람쥐도 집 앞의 정원에는 얼씬하지 않아서 안심하고 튤립을 키울 수 있지요.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씩 엇갈리도록, 그리고 다양한 색의 꽃이 서로 어우러져 필 수 있도록 매년 가을 여러 종류의 구근을 섞어가며 심습니다.

히아신스의 꽃줄기를 잘라 모으고 있다. ⓒ 리처드 브라운 / 윌북 제공
히아신스의 꽃줄기를 잘라 모으고 있다. ⓒ 리처드 브라운 / 윌북 제공
구근의 성장을 돕기 위해 히아신스의 꽃줄기를 잘라준다. ⓒ 리처드 브라운 / 윌북 제공
구근의 성장을 돕기 위해 히아신스의 꽃줄기를 잘라준다. ⓒ 리처드 브라운 / 윌북 제공

히아신스의 아름다운 색깔과 향기를 좋아해서 매년 가을 오솔길을 따라 여러 가지 색깔의 다양한 구근을 대량으로 심어놓습니다. 봄이 오고 히아신스가 가득 피어나면 정말 볼 만하답니다. 이곳의 기후와도 잘 맞아 아름답게 피어나고 있어요. 이듬해에도 예쁜 꽃을 보고 싶어서 꽃이 피고 나면 일찌감치 구근을 파서 저장해 둡니다. 나무문이 이 집의 정식 현관이기는 하지만, 이곳은 결혼식처럼 특별한 때에만 사용하고 있어요. 양쪽 끝에는 라일락을 심어두었지요.

사랑스러운 모양새와 벨벳 같은 꽃잎이 매력적인 팬지도 예전부터 좋아하던 꽃으로, 10대 때부터 지금까지 이사할 때마다 늘 가지고 다니며 심는 팬지도 있습니다.

봄. 물망초, 튤립이 한창이다. 그 사이 작약, 접시꽃, 장미가 필 준비를 하고 있다.  ⓒ 리처드 브라운 / 윌북 제공

나는 여름이 끝나갈 무렵 상자에다가 씨를 뿌려서 키운 다음 옮겨 심습니다. 시든 꽃을 따주다 보면, 1년 내내 꽃이 핀 모습을 볼 수도 있지요. 왕관초는 향기가 강해 ‘스컹크 릴리’라고도 불립니다. 추위에 약해 기온에 예민한 꽃으로, 진짜로 봄이 와야만 꽃을 피웁니다. 왕관초가 활짝 핀 것을 보면 봄이 왔다는 실감이 들고는 하지요. 오렌지색과 노란색 두 종류를 키우고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자라나지만, 진한 향기로 봄의 도착을 알려줍니다.

‘할머니의 보닛(Granny’s Bonnet)’이라고도 불리는 매발톱은 적당히 습기가 있는 음지에 심어 놓으면 우아한 꽃이 지고 난 후에도 아름다운 청록빛 잎을 오랫동안 유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작약은 없어서는 안 되는 꽃이지요. 수명이 긴 꽃으로, 손질을 많이 해주지 않아도 매년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향기가 좋고 겹꽃의 커다란 꽃송이를 자랑하는 작약이 어찌나 좋은지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다른 다양한 종류의 작약을 집 앞의 긴 화단에 가득 심어 두었어요. 이런 분홍 작약은 보기도 드물지 않나요? 키우기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꽃이기는 하지만 너무 깊게는 심지 않는 것이 좋아요. 가을에 거름을 주면 행복해하지요.

여름. 작약, 붓꽃, 쥐오줌풀, 댐스 바이올렛이 피어나는 시기다. ⓒ 리처드 브라운 / 윌북 제공

꽃의 무게가 무거워 넘어질 수 있으니 뿌리 쪽에서 3분의 1 정도 되는 곳을 마끈 같은 것으로 다발씩 모아 묶어둡니다. 꽃이 진 후에도 아름다운 잎을 계속 즐길 수 있답니다. 잎이 노랗게 말라가면 밑동을 조금 남기고 잘라줍니다.

나는 제라늄과 헬리오트로프, 후크시아, 페튜니아 같은 것을 화분에 심어 키우고 있어요. 질그릇으로 된 화분이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정원 분위기가 확 달라지지요.

돌나물은 흙이 별로 없는 곳에서도 잘 자라고, 한번 뿌리를 내리면 그 자리에 언제까지고 자리를 잡아 점점 주변으로 번져갑니다.

캄파눌라 중에는 키가 큰 것부터 작은 것, 땅을 기는 것까지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흰색, 푸른색, 보라색 꽃은 따로 꼽을 것 없이 모두 다 아름답고, 요모조모 쓸모가 많은 훌륭한 여러해살이 화초지요. 7월 초 정원에 캄파눌라의 한 종인 캔터베리 벨즈가 피기 시작하면 여름도 서서히 후반으로 접어듭니다.

이 시리즈는 <타샤 튜더 나의 정원>(타샤 튜더 지음, 김향 옮김, 윌북)에서 발췌했습니다.

도서 구매하러 가기

1
타샤 튜더 나의 정원
팔로워

어린 시절부터 식물과 자연을 사랑했던 그림책 작가 타샤 튜더의 정원 이야기를 담은 책. 2024 봄맞이 특별 개정판으로 재출간된 <타샤 튜더 나의 정원>에서는 30만 평 대지에 손수 일군 타샤의 아름다운 정원 풍경과 그녀만의 가드닝 노하우를 만날 수 있다. https://willbookspub.com

댓글 1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