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매력적인 허브, 처빌프랑스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처빌을 아시나요?
미암미암24. 10. 24 · 읽음 380

우리 일상에서 점점 더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접하게 되면서 다채로운 외국의 식재료도 많이 익숙해지고 있지요. 중국에서 즐겨 쓰는 향신료 마라부터 각종 열대과일, 새로운 맛과 향을 선사하는 허브까지 다양하고 새로운 식자재를 일상에서도 쉽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 식재료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처빌이라는 이름의 허브예요. 영어로는 ‘Chervil’이라고 쓰고, 우리말로는 처빌, 쳐빌, 챠빌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처빌은 같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파슬리와 고수의 사촌격이라고 할 수 있어요. 상쾌한 맛을 주는 이 허브는 약한 아니스 향을 풍긴답니다. 고수나 펜넬처럼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으로 입안을 채워주지요. 향이 섬세한 편이기 때문에 강한 향신료를 사용하는 요리에선 그 매력이 잘 발휘되기 어려워요. 처빌 고유의 정교한 향이 잘 드러날 수 있는 부드러운 요리에 주로 사용하고, 향이 금방 날아가기 쉽기 때문에 요리의 맨 마지막 순서에 첨가하는 것이 좋아요. 

ⓒ 미암미암

우리에겐 생소한 이 녹색의 풀은 프랑스 요리에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 중 하나예요. 프랑스식 달걀 요리인 오믈렛에 올려 먹기도 하고, 베아르네즈(Béarnaise)라는 이름의 흰색 소스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해요. 화이트 와인과 식초, 각종 허브를 넣어 유화시킨 버터에 달걀 노른자를 섞어 만드는 이 소스는 구운 생선이나 스테이크 등에 곁들여 먹기에 좋습니다. 또한, 처빌은 ‘피네 허브(fine herbs)’의 주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답니다. 피네 허브는 동량의 타라곤, 파슬리, 차이브, 처빌을 다져 섞어 만든 허브 블렌드로, 프랑스 요리에 두루 사용돼요. 생선이나 육류 등을 요리할 때 피네 허브를 함께 사용하면 냄새를 없애 주고 향을 돋워줘요. 

처빌은 꼭 프랑스식 요리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평소 먹는 여러 요리에 함께 곁들이기 좋은 허브입니다. 샐러드, 스프, 달걀, 닭고기, 생선 요리 등 여러 음식과 잘 어우러지거든요. 일상적인 음식에 색다른 풍미를 더하고 싶다면 처빌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네요. 

일반 마트에서 만나기는 어렵지만 재배가 쉬운 편이라고 하니, 베란다 텃밭에서 혹은 수경 재배로 한 번쯤 길러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봄이나 여름에 그늘진 곳에 씨를 뿌리면 따뜻한 날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잎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직접 처빌을 길러 보드라운 잎을 직접 수확해보면 낯설게만 느껴지던 처빌이 조금은 친근하게 느껴질 거예요.

본 글은[네이버 지식백과] 중 <셰프가 추천하는 54가지 향신료 수첩>과  <그랑 라루스 요리백과>에 실린 처빌(혹은 챠빌) 관련 내용과 두피디아에 소개된 피네 허브  그리고 www.thespruceeats.com 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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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다 퇴사 후 아이를 키우며 프리랜서로 살고 있다. 식재료와 자연물 위주의 작업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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