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자신이 만드는 쓰레기를 관찰해보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실천에 나설 차례다. 제로웨이스트에 도움이 되는 제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물건 가운데 먼저 집안에서 사용하는 주방용품에서 출발해보자. 그중 제로웨이스트 물품을 고르는 기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제품을 추천한다.
1. 설거지 비누
설거지, 세탁, 샴푸, 핸드솝 등 다양한 세정제는 대부분 액체로 되어있어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제품을 구매하면 덩달아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셈이다. 하지만, 고체로 된 세정제라면 어떤가? 얼마든지 간단한 종이 포장이 가능해 재활용으로 배출하는 쓰레기의 양마저 현저히 줄어들고, 플라스틱 용기 생산과 포장, 배송 등에 필요한 자원과 에너지 역시 줄일 수 있다. 평소 사용하던 액체 세정제를 모두 고체형 비누로 바꾸는 게 살짝 망설여진다면 일단 설거지 비누부터 도전해보자. 잔류 세제에 대한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고 제조 시 방부제나 보존제 등을 적게 사용해 수질 오염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2. 소창 티백과 커피 필터
최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홈 카페를 운영하는 인구가 늘어났다고 한다. 하지만, 커피를 내리기 위해, 차를 우리기 위해 사용하는 수많은 일회용품은 마음 한편을 늘 무겁게 만드는 요소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제품 대신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는 티타임 도구를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 빨아서 여러 차례 다시 쓸 수 있는 다회용 소창 티백은 원하는 만큼 찻잎을 넣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일회용 티백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으로부터 안전한 것도 장점.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릴 때 매번 버려지는 종이 필터 대신 면이나 소창 원단으로 만든 커피 필터를 사용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종이 특유의 냄새 없이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티백과 필터 모두 사용 후엔 차와 커피 찌꺼기를 제거하고 가볍게 손세탁한 뒤 건조해 재사용하면 된다.
3. 밀랍 주방랩
밀랍은 꿀벌이 벌집을 지을 때 분비되는 물질이다. 벌집에서 채취한 밀랍을 면원단에 입혀 만든 밀랍랩은 접착 효과와 발수 기능이 있어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랩의 대체제로 손색없다. 남은 식자재를 보관하거나 용기를 밀봉할 때 두루 사용할 수 있는데, 원하는 접은 뒤 손의 온기로 지그시 누르면 모양이 유지되는 방식. 사용 후엔 찬물에 가볍게 헹군 뒤 잘 말리면 최대 6개월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 100퍼센트 천연 동물성 고체로 만들어 유해 물질에 대한 걱정이 없고, 자연에서 생분해되기 때문에 버려진 후에도 친환경적이다.
오랜 시간 취향과 성능, 디자인 등 많은 것을 고려하고 타협해 하나 둘 자리 잡은 집 안의 물건을 한순간에 버리거나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쓰레기 줄이기’를 이유로 새로운 물건을 사는 것이 꼭 친환경적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간과할 수 없다. 그러니 제로웨이스트 물건을 사기 전, 두 가지를 기억하자. 제로웨이스트 제품이 아니더라도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은 끝까지 사용한 후에 폐기하기 그리고 아무리 인기 있는 제로웨이스트 제품이라도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소비하지 않기.
thepicker
국내 최초 제로웨이스트 플랫폼 thepicker를 창업 및 운영하고 있으며, 해당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 컨설팅,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제로웨이스트 문화의 기준 확립과 확산을 통하여 건강한 소비문화의 회복을 그려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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