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 재배하면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올까?수경 재배의 오해와 진실을 수경 재배 전문가가 답해드립니다.
박영기22. 01. 13 · 읽음 2,676

Q. 물에서 식물을 키우면 수경 재배인가요?

A. 아닙니다. 물에 영양소를 섞은 용액으로 식물을 키우는 것을 수경 재배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돗물이나 빗물에도 적은 양의 영양소가 들어 있기 때문에, 물만으로 키우는 식물도 있기는 합니다.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이 대표적인데요. 빛과 영양소가 비교적 적은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이 주로 실내 식물로 개발되거든요. 실내 식물은 수돗물에 함유된 적은 양의 영양소로도 잘 자라고, 오히려 너무 빨리 자라면 곤란할 수 있죠. 물론, 이런 실내 식물도 가끔씩은 영양소를 주어야 장기적으로 건강히 자랍니다.

Q. 수경 재배는 전기가 많이 든다?

A. 이는 공정한 비교를 하지 않아서 생긴 오해입니다. 대부분 수경 재배를 할 때는 LED 조명을 켜야 하기 때문에 전기가 많이 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내에서 식물을 제대로 키우려면 토경 재배를 하더라도 역시 LED 조명을 켜야 합니다. 그러니까 실내에서 토경 재배와 수경 재배 중 어느 방법이 전기가 많이 드는지 비교하려면, 토경 재배는 흙, 수경 재배는 양액으로 키우는 것 외에는 동일한 조건을 주어야겠죠.

반대로 옥상에서는 토경 재배와 수경 재배 모두 LED 조명을 켤 필요가 없지요. 투자 비용 또한 비슷한 이치로 공정하게 비교해야 합니다.

Q. 수경 재배는 물을 많이 사용한다?

A. 그렇지 않습니다. 토경 재배에서 낭비되는 물이 더 많습니다. 토경 재배에서는 토양에 스며드는 물과 증발하는 물의 양이 많습니다. 반면, 수경 재배에서는 양액을 가두어 관리합니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양액이 식물이 자라는 데 오롯이 사용됩니다.

수경 재배에 사용되는 비료. © 박영기

Q. 수경 재배는 화학 비료를 사용하는데, 건강에 해롭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물질의 성질을 가지는 가장 작은 단위가 분자인데요. 같은 분자면 원천에 관계없이 성질이 같습니다. 예를 들어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 나트륨은 바닷물을 정제해서 만든 것이든, 실험실에서 만든 것이든 성질이 같습니다. 식물은 필요한 원소 대부분을 물에 녹아 이온화된 무기질 분자 형태로 흡수합니다. 예를 들어 암모늄 이온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든, 음식물로 만든 퇴비가 분해된 것이든, 닭똥이 분해가 된 것이든 관계없이 동일한 암모늄 이온입니다.

화학 물질은 순물질이라고도 합니다. 다른 물질이 섞여 있지 않은 물질이라는 뜻이죠. 물과 염화 나트륨도 화학 물질입니다. 우리가 화학 물질에 민감한 건 순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바닷물 100그램을 삼킨 것보다 정제 소금 100그램을 삼킨 것이 더 위험합니다. 바닷물 속 염화 나트륨보다 정제 소금 속 염화 나트륨이 더 위험해서가 아니라 순도가 더 높기 때문이죠.

순도가 높지 않은 퇴비는 밭의 면적에 따라 대충 흙에 섞어 사용합니다. 반면, 수경 재배용 양액은 전자 저울로 수경 재배용 비료를 계량해 물에 녹여 만듭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토마토, 딸기, 수박 같은 과일도 수경 재배로 키운 것이 많습니다. 다 수경 재배용 무기질 비료로 키운 과일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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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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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수경재배네트워크 대표로, 수경 재배를 통해 도시 농업을 실천하며 수경 재배를 이용한 조형 예술을 개척하고 있다. 블로그 '파릇한 수경재배'에서 수경 재배 콘텐츠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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