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을 처음 시작하면 궁금한 점이 많을 거예요. 집안에서 텃밭을 가꾼다면 어떤 작물을 키워야 할까요? 흙과 화분은 어떻게 하죠? 베란다 텃밭 입문자가 꼭 알아야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소개해드릴게요.
Q. 베란다 텃밭에 키우기 좋은 작물은 무엇인가요?
상추는 노지 텃밭에서 키우기 가장 쉬운 작물이지만, 베란다 텃밭에서는 키우기 어렵기로 꼽힙니다. 상추는 광발아성 종자로 발아할 때는 물론 자랄 때도 햇볕이 잘 비춰야 잘 자라거든요. 그래서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베란다 텃밭에서 키우기는 어려워요. 하지만 상추 씨앗부터 심는 대신 상추 모종으로 심으면 나름대로 괜찮게 키울 수 있어요.
그러면 씨앗으로 심어도 잘 자라는 작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많습니다. 20일무라 불리는 래디쉬, 당근, 비트, 치커리, 열무, 미니 배추, 알타리, 비타민 또는 다채, 쑥갓, 쪽파, 청경채, 겨자채, 루꼴라, 바질, 새싹 채소입니다. 이 작물들 모두 씨앗으로 심어도, 모종으로 심어도 아주 잘 자랍니다.
모종으로 심을 거라면 상추류와 허브류가 대부분 적당합니다. 마트표 뿌리류 작물 중에서는 미나리와 쪽파, 대파, 달래를 추천해요. 뿌리 채소를 사서 윗부분은 잘라서 먹고, 남은 뿌리를 화분에 심으면 씨앗으로 심는 것보다 훨씬 빨리 수확할 수 있어요. 단, 미나리는 11월부터 3월까지만 뿌리가 있는 미나리로 팔고 나머지 시기는 뿌리를 잘라서 판매하니 참고하세요.
Q. 그럼, 베란다 텃밭에서 키우기 어려운 작물은 무엇인가요?
과채류는 키우기 어렵습니다. 가지과 작물로는 가지, 토마토, 고추가 있고 박과 작물로는, 오이, 호박, 수박, 참외 등이 있어요. 가지과 작물과 박과 작물은 열매 작물로, 잎채소와는 달리 수확 시기가 길어서, 실내에서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작물은 일조량도 많이 필요하고 통풍도 잘 되어야 하는데, 베란다 텃밭에 키우게 되면 진딧물과 긴 싸움을 각오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처음에는 쉬운 쌈채소부터 시작하고,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이고 베란다 텃밭에 익숙해진 다음에 이런 가지과, 박과 작물을 키워보기를 추천합니다. 가지과 작물과 박과 작물은 고온 작물이니 가을이 아니라 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Q. 베란다 텃밭에서 사용하고 남은 상토를 나중에 다시 사용해도 될까요?
그냥 버려주세요. 아파트 1층 화단 같은 곳에 버리면 됩니다. 남은 흙은 양분이 하나도 없고, 병충해가 생길 수도 있어요. 가을에 베란다 텃밭을 다시 시작하려면 새 상토를 사서 새로 시작하는 게 좋아요.
Q. 베란다 텃밭에 적합한 화분이 따로 있나요?
시중에 도자기 화분이나 시멘트 화분, 토분, 플라스틱 화분, 나무 화분 등 굉장히 다양한 화분이 있죠. 베란다 텃밭에 가장 추천하는 건 토분입니다. 과습을 막아주어 작물이 잘 자라고 또 시각적으로도 멋스러워요. 특히 가을과 겨울에 텃밭을 가꾼다면 시멘트 화분은 별로 추천하지 않아요. 가격이 비싸고 무거운데다, 화분이 돌처럼 딱딱하고 차가워서 식물이 잘 죽거든요.
겨울철에는 조금이라도 보온이 되면서 과습을 방지해주는 화분이 좋아요. 보온 효과를 주려면 스티로폼 아이스박스에 물 구멍을 뚫어 화분으로 만들어보세요. 스티로폼 박스 위에 커피 원두를 담는 마대 자루를 씌우기만 해도 색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답니다.
동화나라
10여 년째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 농부 김명희는 '동화나라 도시농부'라는 닉네임으로 도시 농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는 대로 잘 자라는 텃밭>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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