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 이렇게 시작하세요화분에 모종 심고 물 주는 올바른 방법.
동화나라21. 11. 16 · 읽음 8,652

Q. 화분에 상추를 심었는데 물을 줄 때마다 흙이 자꾸 빠져나와서 베란다 바닥이 지저분해져요. 어쩌면 좋을까요?

A. 정말 간단한 문제지만 화분에 모종 심는 것부터 잘못되면 물을 줄 때마다 낭패를 볼 수 있는 게 베란다 텃밭입니다. 그러니 화분에 심는 법부터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이전 글에서 베란다 텃밭에 심는 건 씨앗보다는 모종이 빠르다고 말씀드렸죠? 베란다 텃밭을 시작할 때 맨 먼저 중요하게 고려할 것이 바로 화분입니다. 저는 여기서 토분에 모종 심는 과정을 보여드릴게요.

일단 모종을 구했다면, 화분 크기는 모종 크기의 세 배 정도로 선택합니다. 모종에 비해 화분이 너무 크면 작물이 자라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반대로 화분 크기가 식물에 딱 맞는다면 뿌리가 화분 안에 금방 꽉 차기 때문에 금방 분갈이를 해야 합니다. 모종의 세 배 정도 크기가 적당합니다.

© Giulia Bertelli on Unsplash

화분을 정했다면, 이제 화분 물구멍 크기보다 큰 깔망을 깔아줍니다. 깔망 위에는 청소용 부직포를 깔아주고요. 청소용 부직포가 없다면 집에서 사용하는 물티슈를 씻어서 깔아도 됩니다. 이 작업을 하지 않아서 나중에 물을 줄 때마다 화분 바닥에서 자꾸 흙이 빠져나오는 거랍니다.

이제는 상토를 넣을 차례입니다. 크기가 작은 마사토를 2센티미터에서 3센티미터 정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상토를 넣는 게 정석이지만, 화분이 작을 경우 상토만 넣어도 됩니다. 키우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저는 토분에 상토를 3분의 1 정도 채우고 물을 부어서 상토의 부피를 가라앉혀 주었습니다. 인공 토양인 상토는 작물에 필요한 약간의 양분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심어줄 모종의 뿌리가 엉켜 있으면 뿌리를 잘 풀어서 심어주세요. 그래야 자라는 데 문제가 없답니다.

모종의 엉킨 뿌리를 살짝 펴준 뒤 심는다. © Kristian Angelo on Unsplash

화분 안에 모종을 넣은 다음, 나머지 상토를 넣어줍니다. 이때 모종 높이까지만 흙을 채워 주어야 합니다. 흙을 모종보다 높게 넣으면 식물이 제대로 호흡을 하지 못해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죽을 수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화분 안 흙의 높이는 화분 높이의 8할이 최대치입니다. 흙이 그보다 높을 경우, 물을 줄 때마다 흙이 넘쳐 바닥으로 흘러내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화분 안에 흙이 8할 이하라면, 작물이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만일 모종이 아닌 씨앗으로 심을 경우라면, 흙을 8할 채운 화분에 씨앗 세네 알을 일정 간격으로 놓은 뒤, 씨앗 크기의 2배에서 3배 정도로 흙을 살짝 덮어줍니다.

요약하자면, 간단하고도 중요한 두 가지 포인트를 기억하세요. 첫 번째는 깔망 위에 청소용 부직포 깔기. 두 번째는 모종 높이까지 흙을 넣어주되, 화분의 8할까지 흙으로 채운다는 느낌으로 모종 심기입니다.

Q. 텃밭에 물은 어떻게 줘야 하나요?

A. 화분에 심는 걸 마쳤다면, 다음 단계는 바로 물 주기입니다. 가장 적당한 물 주는 주기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우선 일회용 나무젓가락을 준비하세요. 텃밭에 작물을 심고 물을 준 뒤 며칠 지켜보세요. 흙 표면이 말랐다 싶으면 나무젓가락을 3분의 1 정도 찔러봅니다. 흙이 전혀 딸려 올라오지 않는다면 물을 줘도 됩니다. 겉흙은 말랐다 싶었는데 나무젓가락에 젖은 흙이 딸려 올라오면 아직 물 줄 시기가 아니니 기다려주세요.

봄에 텃밭을 시작하고 두어 달 지나면 화분 속에 뿌리가 꽉 들어찹니다. 그러면 오전에 물을 주었는데도 오후에 작물이 시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화분 위에 물을 주지 말고 밑에서 위로 물을 빨아올리도록 하는 저면 관수 방법도 좋아요. 큰 대야에 물을 반쯤 담은 뒤 화분을 넣고 30분쯤 두세요. 기온이 높은 6월, 7월에 특히 좋은 방법이랍니다. 흙이 쓸리지 않게 하면서 화분 전체에 수분을 채워줄 수도 있고요.

마트표 채소로 베란다 텃밭을 시작해볼 수도 있다. © Luismi Sanchez on Unsplash

팁. 마트표 채소로 텃밭 시작하기

마트표 뿌리채소 중 베란다 텃밭에 활용하기 좋은 대표적인 채소는 달래와 대파, 미나리입니다. 줄기는 잘라서 요리하고 나머지를 화분에 심어주면 아주 잘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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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째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 농부 김명희는 '동화나라 도시농부'라는 닉네임으로 도시 농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는 대로 잘 자라는 텃밭>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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