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 사실 가을에 시작해야 한다?베란다 텃밭 입문자의 모든 질문에 응답하는 텃밭 상담소입니다.
동화나라22. 08. 31 · 읽음 10,583

반려식물이 도시인에게 인기를 끄는 건 멀리 나가지 않고도 집안에서 자연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일 거예요. 특히 베란다 텃밭은 내가 직접 키운 작물을 신선할 때 요리해서 먹는다는 매력이 있죠. 집안에서 텃밭을 가꾼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궁금하면서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엮어보았습니다.

베란다 텃밭은 언제 시작하는 게 가장 좋나요?

통념과 달리 봄이 아닌 가을입니다. 식물이 자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햇볕이에요. 식물에게 있어서 일조량은 아주 중요한 문제거든요. 한데 베란다 텃밭의 일조량은 바깥보다 3분의 1 정도 낮기 때문에 작물이 노지에서처럼 튼튼하게 자라지 못하고 웃자라 연약하고 부드러워집니다. 베란다 텃밭을 시작하는 시기 또한 일조량에 따라 결정되는데요.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해가 낮게 뜨니까 창문 깊숙이 햇볕이 들어옵니다. 거의 거실 절반까지 해가 들어오기에 집안도 따뜻하면서 베란다 텃밭을 하기에도 유리합니다. 가을은 낮에는 서늘하면서도 볕이 들어오면 따스하고, 밤에는 추워지지만 아파트가 단열이 잘 되다 보니 밖은 추위도 식물에게는 서늘할 정도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9월쯤 시작한 텃밭은 이듬해 6월까지 잘 이어갈 수 있지만, 만약 4월에 시작한다면 6월부터 시작되는 진딧물, 총채벌레의 공격을 받기 쉽습니다. 장마철인 7월이면 텃밭을 접을 수밖에 없죠. 베란다 텃밭을 봄이 아닌 가을에 시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베란다 텃밭을 시작할 때 주의해야 할 포인트가 있나요?

햇볕, , 공기, 온도, , 영양분. 이 여섯 가지만 잘 생각하면 초보자도 실패 없이 베란다 텃밭을 잘 가꿀 수 있습니다.

햇볕

베란다 텃밭 일조량은 노지 텃밭의 3분의 1이라 연약하고 웃자라기 쉬워요. 따라서 가을에 재배를 시작하는 게 좋고,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작물이 더 잘 자랍니다.

베란다 텃밭 작물은 신생아 키우듯이 키워야 잘 자랍니다. 그러니 흙도 아무 흙이나 사용하시면 안 됩니다. 만일 작물이 잘 자라는 노지 텃밭의 흙을 베란다로 가져와서 내 화분에 넣어주면 여전히 식물이 잘 자랄까요? 그럼 큰일 납니다. 노지 텃밭에 살던 벌레들이 그 흙에서 나와서 내 베란다 텃밭을 전세 낼 수 있어요. 그러니 흙은 꼭 상토를 사야 합니다. 상토는 종묘사, 온라인, 꼬끼오나 다이소 같은 원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면 아주 쉽게 구할 수 있어요. 상토란 인공 토양으로 살균된 흙으로 집안에서 사용하기 적당한 흙입니다.

베란다 텃밭에는 기본적으로 상토를 사용해야 한다. © Markus Spiske / Unsplash

공기

노지 텃밭에선 심는 거리만 잘 맞춰 심으면 통풍이 잘 되어 작물이 자라는데 지장이 없지만, 베란다 텃밭에선 공기가 방충망을 통해서 들어오기에 통풍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진딧물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매일 통풍에 신경을 써주어야 합니다. 추운 겨울이라도 해가 나오면 창문을 열어 두고 해가 지기 30분 전쯤 창문을 닫으세요.

온도

작물이 자라는 데 적당한 온도는 15도에서 20도입니다.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베란다 텃밭에 잎채소 같은 저온성 작물을 심어야 하는데 저온성 작물이 자라기에 적당한 온도는 10도에서 18도입니다. 그러니 가지, 고추, 고구마, 부추, 생강 같은 고온성 작물보다는 저온성 작물인 잎채소를 키우기에 적당합니다.

베란다 텃밭에는 수돗물을 사용합니다. 물을 최소한 하루 정도는 받아 두었다 사용하는 게 좋아요. 봄부터는 저면관수를 추천합니다. 큰 양동이 같은 통에 물을 받고 그 안에 화분을 넣어서 밑에서 위로 물을 빨아들이도록 하는 방법이에요. 물에 양분을 넣어주어도 좋아요. 물을 자주 주면 과습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적당하게 주는 게 좋은데요. 화분의 흙 안을 나무젓가락으로 찔러보아 나무젓가락에 흙이 묻어나지 않을 경우 물을 주면 됩니다.

영양분

베란다 텃밭에 쓰는 상토는 어느 정도 양분이 들어있지만 그 양분은 한 달 정도만 쓸 양으로 그 이후에는 양분을 다시 넣어주어야 합니다.

위 여섯 가지만 잘 생각하고 베란다 텃밭을 시작한다면 실패 없이 작물을 잘 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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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째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 농부 김명희는 '동화나라 도시농부'라는 닉네임으로 도시 농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는 대로 잘 자라는 텃밭>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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