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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씨앗 발아 생활홈 가드너이자 씨드키퍼 대표 송다혜, 문혜성의 식물 코멘터리.
씨앗부터 시작하는 재배 생활이 최근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죠. ‘씨앗부터 심고 키우는 키트’부터 시작해 가드닝 경험을 디자인하는 씨드키퍼(@seed_keeper)의 송다혜, 문혜성 대표가 작은 집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자급자족 식물 생활 이야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씨앗 발아 생활의 첫 시작은?
혜성: 식물을 공부하다가 키워본 씨앗이 발아하는 걸 보면서 푹 빠져들게 되었어요. 돌이켜보면 삶의 방향을 바꾼 사건이었습니다. 자기 효능감이 쭉 올라가고 기분까지 좋아지니 계속하게 되더라고요. 자기 치유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을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하는 것입니다. 가드닝처럼 규칙적으로 시간을 할애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 변화를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일은 심리적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되죠.
지금은 저희 둘 다 원래 키우던 식물을 제외하고는 늘 씨앗을 발아하는 중입니다. 이런 생활이 불러온 변화는 아무래도 집을 비우기 어렵다는 점일까요? 집순이에게 좋은 취미인 것 같긴 해요.
다혜: 저는 혜성님이 준 씨앗들로 베란다에서 첫 가드닝을 시작했는데, 평소엔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더니 다음날 아침엔 눈이 번쩍 떠졌습니다. 물도 안 마신 채로 눈을 게슴츠레 뜨고 베란다로 걸어가 새싹이 텄는지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며칠 후 새싹이 튼 뒤로는 눈뜨는 시간도 점점 빨라졌어요. 그 조그만 것들을 들여다보고 돌보다 보면 30분은 훌쩍 지나거든요. 당시 여러모로 의욕이 떨어지고 동력을 잃어가던 시기였는데, 아침을 그렇게 건강하고 산뜻한 루틴으로 시작하다 보니 자연스레 생각과 에너지가 긍정적으로 움직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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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리어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있다면?
다혜, 혜성: 세상에는 아름다운 정원이 참 많죠. 다만, 저희는 정원을 말할 때 식물이나 물리적 환경보다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싶어요. 정원을 가꾸기 위해 들어간 나의 모든 가치를 더 소중히 여겼으면 합니다. 어떤 식물을 들일까 고민했던 일, 보드라운 잎을 만지며 느낀 위안 등, 마음이 쌓인 곳인 만큼 나와 식물 간의 관계가 곧 정원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모든 일은 처음 시작이 어렵지, 한번 해보고 좋은 기억이 생기면 계속할 힘이 자연스럽게 생기거든요.
지금 유행하는 식물 트렌드는?
다혜, 혜성: 보통은 주변에서 자주 이야기 나오는 것이 저희에게 유행의 기준이 되고는 하는데, 한때는 희귀 관엽이었다가 그 뒤에는 괴근 식물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에는 유독 씨앗부터 시작하는 식물 생활이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저희의 착각일까요? (웃음)
분명 굵직한 트렌드는 존재하겠지만, 앞으로는 각자의 취향에 따라 트렌드가 여러 갈래로 분화되어 공존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건 식물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해당할 것 같은데요. 다양한 매체가 있고, 사람들의 감도도 높아지고 있고요. 여러 단계를 거쳐 본인의 개성을 뚜렷하게 개발하는 사람들이 늘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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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에게 홈 가드닝 팁을 전해준다면?
다혜, 혜성: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조금 자유로워지면 좋겠습니다. 살아 있는 자연이니 당연히 소중한 마음으로 대해야 하지만요. 일희일비하지 않고, 여러 경험을 통해 내 공간에 어떤 식물이 잘 적응하는지 알아보고, 본인의 환경과 재배 취향을 알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처음 시작할 때는 기르기 무던한 식물을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환경에 잘 적응하는 식물요. 허브류 중에는 스위트 바질을 추천해드리곤 합니다. 허브가 실내에서 키우기 쉬운 작물은 아니지만, 바질은 비교적 빨리 발아해서 무난하게 자라거든요. 향이나 맛으로 보아도 활용도가 좋고요.
재배 도구 중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바로 식물등인데요. 물론 태양의 에너지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특히 실내 재배하는 분들께는 여러모로 도움이 됩니다. 백색등의 가정용 식물 전구가 1만 원대부터 3만 원대까지 다양하게 있으니 본인에게 적합한 것으로 준비하시면 장마철이나 가을, 겨울에 도움이 많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