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브런치에서 ‘정재경의 초록생활’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연재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뷰 수는 317만 뷰 정도. 그 중 ‘식물 킬러, 어둠의 손들에게’라는 글은 식물을 키우기만 하면 다 죽인다는 분들을 위해 절대 죽지 않는 식물을 추천한 것으로, 포털 사이트 다음 메인 페이지에 여러 번 등장하며 60만 회 이상 읽힌 글이다. 식물을 자꾸 죽여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할 수 있었다.
초보자가 키워도 절대 죽지 않는 식물 세 가지, 최신 버전을 여기에 소개한다.

첫 번째는 실내에서 키우기 가장 쉽다고 알려져 있는 스킨답서스다. 나사가 발표한 공기 정화 식물 순위 12위에 오르기도 했다. 5년 동안 함께 살며 단 한 번도 벌레가 생기는 걸 보지 못했다. 병충해에 강하고,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며, 증산력이 좋다. 식물체 내의 수분이 수증기로 원활하게 발산된다는 뜻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 스킨답서스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게 키우면 운이 나빠진다는 속설이 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게 키우거나 짧게 잘라 원형 꽃다발처럼 연출해도 좋다. 형광색과 초록색 혹은 무늬가 있는 스킨답서스를 섞어 연출해볼 것. 다양한 색상의 잎이 조화를 이뤄 꽃꽂이한 것처럼 아름답다.

두 번째는 스파티필룸. 스파티필룸은 실내에서 꽃을 볼 수 있는 귀한 식물이다. 나사의 공기 정화 식물 순위 10위에 올라 있다. ‘스파티필름’이나 ‘스파티필럼’이라 불리기도 한다. 부피가 작은 편이라 좁은 공간에서 키우기 좋다. 바닥과 벽이 만나는 데드 스페이스에 바닥 면적이 좁은 화분을 이용해 수경재배 하는 방법이 편하다.
스파티필룸은 백조 같은 하얀 꽃을 피우는데 사실 그건 불염포이고, 안쪽으로 도깨비 방망이처럼 우툴두툴한 부분이 꽃이다. 꽃가루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꽃가루가 생기기 전 가위로 잘라내는 게 좋다.

세 번째는 인도고무나무. 나사의 연구 결과에서 공기 정화 식물 4위에 올라 있을 만큼 공기 정화 능력도 뛰어나고, 병충해에도 강하고, 증산량도 풍부하다. 심지어 고무나무는 2012년 세계 잡초 개요서에 등재되었을 만큼 끈질긴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성장 속도가 느린 편이라 실내에서 키우기 좋다. 인도고무나무는 동그란 타원형 잎과 나무의 모양이 아름다워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식물도 생명이다. 모든 생명체가 영원히 살 수 없듯 식물 역시 그렇다. 200개 식물과 함께 사는 동안 20퍼센트 정도의 식물은 자연적으로 도태된다고 느꼈다. 우리가 그 생명을 모두 살려낼 수는 없다. 그건 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식물을 돌보는 경험과 지식을 쌓아 가면서 살릴 확률을 높여 죽는 식물을 제로에 수렴해가려 노력할 뿐이다.
초록생활
본연의 모습으로 자라며 숲을 이루는 식물처럼 창조적이며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합니다. 식물, 리추얼로 함께 자라는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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