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여행 대신 집에 머물러야 한다. 마음을 달랠 무언가가 필요하다.
창문을 열고 지내는 계절이면 창가에 허브를 두고 싶다. 작은 포트 화분을 머그잔에 담아 창틀에 올려 두면 허브가 바람결에 춤을 추며 향기로 공간을 가득 채운다. 생활의 감도가 섬세하게 높아진다.
향이 좋은 허브 하면 라벤더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라벤더 품종으로는 잉글리시 라벤더와 프렌치 라벤더가 있다. 잉글리시 라벤더는 향이 홍차처럼 부드럽고 폭이 넓다. 프렌치 라벤더는 어딘가 톡 쏘는 느낌이 있고, 진한 보라색 꽃을 피워 인기가 좋다. 꽃 끝에 토끼 귀처럼 두 장의 잎을 솟아 올리는 게 독특하다. 서울과 경기 남부 지역에선 라벤더 노지 월동도 가능하다.
두 손으로 라벤더의 잎을 살살 움켜쥐고 부드럽게 문지른 다음 코를 묻으면 향이 가슴 깊숙이 들이 찬다. 마음이 평온해진다. 라벤더는 허브류 중에서도 포름알데히드 제거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해충의 접근을 막는 성질이 있어 텃밭 사이사이에 해충 퇴치용으로 심기도 한다. 라벤더 줄기를 그늘에 말려 주머니에 넣은 다음 서랍마다 끼워두면 향기와 함께 방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로즈마리는 씩씩하다. 로즈마리 잎을 쓰다듬으면 손에 묻은 향이 오래 간다. 기름에 로즈마리 잎 한 조각을 넣고 향이 배도록 살짝 가열한 다음 스테이크를 구우면 풍미가 한층 좋아진다. 로즈마리 역시 해충의 접근을 막는 효과가 있다. 잎을 말려 주머니에 넣어 향을 즐겨도 좋다. 라벤더와 로즈마리를 말려 자기만의 향 레시피를 만들어 보는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 된다.
애플민트는 이름대로 사과향이 풍긴다. 유해 물질인 톨루엔 제거 능력이 뛰어나 새집 증후군에도 도움이 된다. 애플민트는 아주 잘 자라 키우는 기쁨이 있다. 무엇보다 애플민트를 키울 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민트 잎으로 모히또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애플민트 잎을 찧어서 잔에 넣은 뒤 얼음과 사이다를 붓고, 라임 조각을 띄우면 손쉽게 맛있는 음료수가 완성된다. 여행지의 향수를 달랠 수 있다.
허브류는 매일 물을 주되 물이 잘 빠지게 해줘야 한다. 특히 바람과 해를 아주 좋아한다. 실내에서 허브를 키울 때에는 토분에 키우고, 선풍기를 틀어 자주 환기를 시켜주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허브류는 음이온 방출량이 높은 편이라 건강에 도움을 준다. 음이온은 만병 통치약과 같다. 혈액을 정화하고, 통증을 줄여주며, 저항 능력을 강화시킨다. 세포의 부활 작용을 촉진하고, 자율 신경의 조절 능력을 높여준다. 식물과 함께 살면 건강해지는 이유다.
초록생활
본연의 모습으로 자라며 숲을 이루는 식물처럼 창조적이며 지속 가능한 행복을 추구합니다. 식물, 리추얼로 함께 자라는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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