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계 생명체 같은 괴근 식물이 큰 인기를 끌었지요. 특이 식물 편집숍 플랜트오드(@plant_odd) 이혜리 대표가 희귀 식물 덕질 경험을 바탕으로 특이 식물의 매력과 플랜테리어에 관한 고유한 관점을 소개합니다.
특이 식물 덕질에 대해
희귀 식물, 특이 식물에 관심이 많아 ‘식물 덕질’을 하던 차에 ‘좀 더 쉽게 희귀 식물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특이 식물 편집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멋진 식물과 다양한 가드닝 용품을 다루며 관련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같은 '속'의 식물은 여러 '종'을 포함합니다. 식물 하나를 분양받아 키우는 재미에 한번 빠지면 같은 속의 다른 종 식물도 키워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기죠. 호기심은 소유욕으로 바뀌어, 밤낮으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 식물을 검색하고 찾아보고, 결국엔 손에 넣고 마는 패턴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덕후’가 되는 거죠.
특이 식물의 매력은?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탓인지 식물을 접할 때도 컬러, 형태, 구도 등을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재미있는 수형, 줄기와 잎의 색과 모양, 전체적인 균형미를 따지면서 보게 되는데요. 특이한 식물을 다루다 보면 모든 개체를 처음 접할 때마다 늘 새롭습니다. 사슴 뿔을 닮은 박쥐란, 잎에 구멍을 송송 낸 듯한 몬스테라, 뚱뚱하고 둥근 바디를 가진 파키포디움처럼, 외모부터 눈길을 끌죠.
식물과 예술을 접목하는 고유한 관점은?
식물 자체가 훌륭한 예술이라는 생각입니다. 같은 종이라도 개체마다 줄기와 잎의 모양과 색, 수형이 다 다릅니다. 빛과 물, 관리하는 사람에 따라서도 달라지고요. 이 세상에 같은 식물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죠.
식물을 키우다 보면 식물이 계절과 환경에 따라 매번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멋진 오브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하는 일은 식물이 저마다 지닌 특징과 수형을 더 돋보이게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어울리는 화분과 소품을 찾아주고, 어울리는 환경에 디스플레이를 합니다. 그러면 풀 한 포기도 멋진 아트워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추천하는 특이 식물은?
저는 코덱스(Caudex)라 불리는 괴근 식물을 많이 다룹니다. ‘괴근 식물’이라는 말도 불과 2~3년 전에 생겼는데요. 뿌리나 줄기가 뚱뚱하게 자라는 다육 식물로, 대부분 마다가스카르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서식하는 보호종입니다. 몸체가 둥글고 통통한 파키포디움 그락실리우스는 괴근 식물 마니아에게 항상 인기가 좋아요. 풍선 같은 작고 여린 잎이 매력적입니다.
해외 식물이 국내에 들어오면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적응 시기가 필요합니다. 국내에 적응한 식물은 자생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게 됩니다. 여기에서 작업을 거치면 또 특별한 스타일이 되고요. 여기에 어울리는 화분을 매치하면 좋습니다.
지금 주목할 만한 플랜테리어 트렌드는?
반려식물 키우는 사람이 늘며 특이 식물과 해외 수입 식물의 수요도 엄청나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필로덴드론과 안스리움류 식물의 인기가 높아지며 몸값이 수 배에서 수십 배가 올랐습니다. 식물 재테크를 뜻하는 '식테크'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희귀 관엽 식물 사 모으기 열기가 엄청나게 달아올랐죠.
문제는, 식물 해외 직구가 늘고 정식 검역이나 통관 없이 수입하는 일이 잦아지며 각종 병충해에 노출된다는 겁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특정 식물 수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러면 가격이 더 오르고, 잘못된 절차를 통해 수입되는 식물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생기죠. 이 또한 식물을 둘러싸고 생겨나는 다양한 이야기 중 하나겠지만,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요즘은 특정 종류의 식물이 트렌드가 되지는 않는 듯합니다. 난과 분재도 새로운 스타일로 해석되어 20~30대의 젊은 세대도 즐깁니다. 이제는 아프리카 괴근 식물이 우리 집 플랜테리어의 중심이 될 수도, 부모님이 키우던 오래된 관엽 식물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도 있는 거죠.
초심자에게 플랜테리어 팁을 준다면?
“남들은 잘만 키우는데 왜 저희 집에만 오면 식물이 시들시들하죠?” “저는 키우기 쉽다는 스투키도 죽였어요.” 이런 경우, 대부분 식물 관리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커요.
햇빛이 잘 들고 따뜻한 남향 집에서 잘 크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빛이 잘 안 드는 습한 환경에서 키워야 하는 식물도 있습니다. 먼저 식물을 키우는 곳이 어떤 공간인지 알아보고, 키우는 사람의 성향도 고려해보세요. 물을 자주 줘야 하는 식물을 선호하는지, 관리를 자주 해줄 필요 없는 식물을 선호하는지 말이에요. 그러면 식물 키우기가 조금은 수월해집니다. 애정을 갖고 관리해주면 식물은 예쁜 꽃과 무성한 잎으로 보답합니다.
그로로
안녕하세요. 그로로입니다. 저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힐링을 선사하는 식물을 사랑합니다.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싱그럽고 건강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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