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계절과 상관없이, 실패 없이 쉽게 길러 먹을 수 있는 채소는 무엇인가요?

A. 단연 새싹 채소를 꼽고 싶어요. 보통 베란다에서 화분에 길러 수확까지 가려면 최소 2주에서 1달 이상 걸리는데, 새싹 채소는 계절 상관없이 일주일에서 10일 정도면 수확이 가능해요. 새싹 채소나 베이비 채소를 길러 먹는 건 어렵지 않아요. 수분이 마르지 않고 습도만 유지가 되면 어디서나 쉽게 기를 수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시작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장마철은 베란다 텃밭에서 채소 키우기가 참 힘든 시기인데, 이럴 때 새싹 채소를 키워보면 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답니다.

그럼 가장 빨리 길러서 수확까지 가능한 새싹 채소를 위해서 꼭 알고 시작해야 할 몇 가지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

1. 새싹 채소용 씨앗이나 직접 채종한 자가 채종용 씨앗만 사용 가능합니다. 노지 텃밭에 심는 씨앗은 살균 소독된 종자로 농약이나 비료 성분이 코팅되어 있기에, 단기간에 길러 먹는 새싹 채소용으로는 맞지 않아요. 농약 성분이 남아 있을 수도 있고요.

2. 가장 쉽게 기를 수 있는 새싹 채소는 무순, 순무, 청경채, 브로콜리, 갓, 들깨 등이에요. 보리나 밀은 조금 난이도가 있는데, 잘못하면 안쪽에 곰팡이가 필 수 있어요.

3. 화분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활용 용기를 활용해도 좋아요. 압축된 종이 용기나 플라스틱 용기면 적당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크기가 같은 용기 두 개를 겹치는 건데요. 안쪽 용기는 구멍을 뚫어 청소용 부직포를 깔고 바깥쪽에 다른 용기를 겹쳐줍니다. 청소용 부직포가 없다면 키친 타월이나 깨끗하게 씻은 물티슈를 깔아줘도 좋아요.

먼저 안쪽 용기에 새싹 채소용 종자를 쫘악 깔아줍니다. 제법 많은 씨앗을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깐 뒤, 겹쳐진 용기에 물을 넣어 씨앗을 반나절 정도 잠기게 놔두어 불려줍니다. 그런 다음 물을 빼고, 분무기로 수시로 물을 뿌려줍니다. 며칠간 은박지나 뚜껑을 덮어 수분기가 새어 나가지 않게 합니다. 무순은 발아가 쉽게 되고 빨라 자라 일주일이면 수확 가능한데요. 며칠 지나면 무순이 용기 바깥으로 고개를 내밀 거예요. 그러면 덮개를 치우고 수시로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세요. 습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답니다.

4. 가장 잘 자라는 환경은 따스하면서 습도가 높고 어두운 곳이에요. 아이들 공부용 책상이 적당합니다. 저는 재활용 용기에 새싹 채소를 심어 은박지를 씌우고 양철통에 넣어 아이들 책상에 두었는데요. 높이가 딱 맞고 바닥이 어두우면서도 따스해 잘 자라주었습니다.

5. 베이비 채소를 키운다면 제법 큰 용기를 준비하세요. 저는 시판용 아이스크림 용기를 활용했습니다. 압축된 종이라 한 달 이상 키워도 좋았어요. 3번 방법과 동일하게 안쪽 용기에 구멍을 뚫고 깔망을 깐 다음, 청소용 부직포를 깝니다. 상토를 넣고 그 위에 종자를 뿌립니다. 상토는 용기의 6할에서 7할까지만 넣어 줍니다.

6. 새싹 채소를 베이비 채소로 기르고 싶다면, 씨앗을 뿌리고 일주일 뒤 베란다 텃밭으로 이동시킵니다. 집안보다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채소가 좀 더 튼실하고 맛도 좋아요. 저는 청경채를 새싹 채소용으로 길렀는데, 한 달 정도 키우니 베이비 채소가 되었어요. 베이비 채소는 샐러드용으로 바로 잘라 활용하기 좋아요.

Q. 수확한 채소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있나요?

A. 베란다 텃밭 채소는 바로바로 활용 가능한 게 장점이에요. 매번 먹을 양만큼 수확하면 됩니다. 저는 1평 베란다에 제법 넓은 화분에다 상추나 쑥갓, 미나리, 치커리 등을 10개 이상 심어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수확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수확한 채소는 샐러드, 비빔밥, 초무침, 쫄면, 부침개, 쌈밥 등 다양하게 활용해보세요. 주재료도 좋고 부재료로도 제격이죠. 된장찌개를 끓일 때 베란다 텃밭에서 청양고추 1개, 대파 1개를 따와 송송 썰어 넣어주는 식으로요. 새싹 채소를 김밥에 넣어봤더니 싱싱한 색감이 아주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