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식탁까지, 도시 농부의 양파 요리긴 겨울을 견뎌낸 양파, 샐러드로 색다르게 즐기기.
도시농부21. 12. 08 · 읽음 1,429

어릴 적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밥상에 올라오던 반찬이 양파 요리였다.

엄마가 해주시던 다양한 양파 요리 중 특히 기억에 남는 메뉴는 매콤한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으로 아삭하게 무쳐 낸 양파 김치 그리고 달달 볶아 단맛이 가득한 양파 볶음이다. 조미료 없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 올린, 건강함이 살아 있는 엄마표 밥상이었다.

밥상에 당연하게 양파 요리가 올라오다 보니, 편식이 심할 수 있는 어린 나이에도 거부감 없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하다. 어른이 된 현재도 양파는 여전히 좋아하는 식재료라 1년 365일 항상 부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볶음 요리, 된장국, 덮밥, 떡볶이 등등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고 싶을 때 나의 밥상과 건강을 변함없이 지켜주고 있는 채소다.

양파는 신진대사 활성화, 피로 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 © 박선홍

양파의 독특한 매운맛은 유화아릴이라는 성분으로, 소화액 분비를 돕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또 비타민 B1의 흡수를 도와 피로, 식욕 부진, 불면증 등에 효과적이다. 단, 유화아릴은 가열하면 변하기 때문에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어야 효과가 있으니 샐러드로 먹거나 즙을 내어 마시는 게 좋다.

양파는 대표적인 월동 채소 중 하나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처럼 추운 겨울을 잘 견뎌내야 따스한 봄이 오면 주춤하던 성장에 속도가 붙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하는 5~6월의 어느 날 건실한 양파로 완성된다. 이렇게 작은 채소 안에 자연의 흐름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양파의 껍질, 뿌리까지 남기지 않고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 박선홍

약을 주지 않고 조금은 무심하게 자연 그대로 키운 양파는 크기가 들쑥날쑥 제각각이지만 맛과 향, 식감은 최고다. 함께 수확한 기다란 양파 줄기는 대파 대용으로 사용하고, 껍질과 뿌리는 채수를 낼 때 활용할 수 있어 무엇 하나 버릴 부분이 없는 알뜰한 채소기도 하다.

월동 채소를 포함한 다양한 채소와 허브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그마한 텃밭의 활용도를 최대한 높이는 게 효과적이다. 매년 봄이 오기 전이면 나는 계절에 따라 텃밭에 채소와 허브를 심을 위치와 시기를 적절하게 정하여 노트에 작물 배치도를 그려 둔다. 배치도에 맞추어 봄, 여름 텃밭을 일구고, 가을이 오면 김장을 위해 심었던 배추와 무를 수확한다. 그런 뒤 텅 빈 자리에 다음해에 수확할 양파와 마늘을 정식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1년의 소소한 텃밭 농사가 마무리된다. 그렇게 양파와 마늘은 자연에 맡기고, 내년에 키울 채소 목록을 기록하며 겨울을 맞이한다.

도시 농부의 그린빈 양파 샐러드 레시피

그린빈 양파 샐러드. © 박선홍

재료

그린빈 100그램, 적양파 1/6개

드레싱 - 식초 1/2테이블스푼, 올리브유 1테이블스푼, 소금 약간, 후추 약간

1. 그린빈은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살짝 데친다.

2. 적양파는 양파의 결을 살려 썰어준다.

3. 식초, 올리브유, 소금, 후추를 섞어 드레싱을 만들고 그린빈, 적양파와 함께 가볍게 섞어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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