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꽂이부터 시작하는 허브 수경 재배허브 키우기가 아직도 망설여진다면.
박영기22. 02. 14 · 읽음 4,637

허브는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식물입니다. 좋은 향은 물론 생명력도 강한 편이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죠. 허브는 씨앗부터 키울 수도 있지만, 물에 꽂아두기만 해도 뿌리가 잘 나기 때문에 꺾꽂이로 번식시키기도 쉽습니다.

허브 꺾꽂이를 하기 전에 먼저 양액에서 키울지 배지에서 키울지 정해야 해요. 양액에서 키울 경우에는 민물에 꺾꽂이하고, 배지에서 키울 거라면 배지에 꺾꽂이합니다.

어디에 꺾꽂이할지 정했다면 이제 허브를 준비합니다. 꺾꽂이하기 위해 줄기를 자를 때는 뿌리에서 가까우면서 초록색을 띠는 굵은 부분을 자르는 것이 좋습니다. 초록색을 띤 굵은 줄기는 물과 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줄기를 자른 뒤 나타나는 탈수 현상을 잘 견디거든요.

새 뿌리는 줄기 중 잎이 나 있던 부분에서 쉽게 자랍니다. 그러니 잎이 붙어 있는 부분에서 1센티미터 정도 아래쪽을 가위로 깨끗하게 자릅니다. 자른 줄기의 길이는 10센티미터 정도면 적당합니다. 불필요한 광합성을 억제하기 위해 줄기의 아래쪽 절반 정도까지의 잎을 모두 가위로 잘라낸 뒤, 잎이 없는 줄기 부분을 물에 담가둡니다.

양액에서 키울 경우, 민물을 담은 용기에 잎이 물에 닿지 않을 정도의 깊이로 줄기를 담급니다. 이후 뿌리가 나면 양액을 보충하면서 키웁니다. 키가 자라면 좀 더 큰 용기로 옮겨서 키웁니다.

배지에 꺾꽂이한다면, 아래쪽에 구멍이 뚫린 용기를 준비합니다. 배지는 소립이나 중립 버미큘라이트가 무난합니다. 배지를 용기 높이의 90퍼센트 정도 넣은 후, 배지가 든 용기를 트레이에 넣습니다. 용기 아래 구멍으로 물이 흘러나올 때까지 물을 부어 배지를 적셔둡니다. 나무젓가락으로 잎이 배지에 닿지 않을 정도가 되게끔 구멍을 파고 줄기를 꽂습니다. 줄기 근처에 물을 부어 줄기와 배지 사이의 틈을 메꾸어줍니다.

꺾꽂이를 한 뒤 그늘진 곳에 두세요. 일주일 안에 쳐져 있던 잎이 일어서고, 잎의 줄기 쪽이 연초록색으로 변합니다. 식물이 물을 흡수하여 살아나는 신호랍니다. 이때부터 양액을 공급하고 약한 빛을 받도록 해줍니다.

© Janelle Hewines on Unsplash

양액에서 키우는 방식이라면 양액의 수위가 유지되도록 양액을 추가합니다. 배지에 키우는 방식에서는 트레이에 배지 높이의 10분의 1 정도까지 양액을 붓고, 양액이 완전히 마른 후에 다시 부어줍니다. 양액을 공급하기 시작한 후 일주일 정도 지나면 강한 빛을 받아도 됩니다.

꺾꽂이를 할 때 식물이 불쌍하다고 잎을 많이 남겨두는 분이 있습니다. 잎이 많으면 식물이 풍성해서 보기가 좋습니다만, 탈수가 심해지기 때문에 꺾꽂이 성공률은 떨어집니다. 씨앗을 심고 꺾꽂이를 할 때에는 깨끗한 물과 배지에 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브는 워낙 뿌리가 잘 나기 때문에 처음부터 양액을 공급해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LED 조명을 이용한다면 처음부터 빛을 공급해도 허브가 잘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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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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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수경재배네트워크 대표로, 수경 재배를 통해 도시 농업을 실천하며 수경 재배를 이용한 조형 예술을 개척하고 있다. 블로그 '파릇한 수경재배'에서 수경 재배 콘텐츠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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