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Diet)는 ‘To lead one’s life(삶을 이끄는 것)’라는 뜻의 그리스어 ‘디아이타(diaita)’에서 유래된 단어로,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련의 생활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현대의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을 위한 식이요법 또는 체중 감량, 그 자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비만 치료를 하는 의사로서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최근의 다이어트 트렌드는 이전과 달리 굶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잠깐 유행했다가 사라지는 이전의 다이어트 방법과 달리 간헐적 단식은 장기적 실천이 가능하며 신체 리듬을 깨지 않고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 예방과 염증의 개선과 같은 긍정적 효과가 있어 해외에서는 하나의 식생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간헐적 단식은 넓은 의미에서 디톡스 요법에 해당합니다. 해독에 있어 가장 기본은 소화계를 쉬게 하는 것, 즉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합성화합물,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 오염, 담배 등의 외부 독소와 마찬가지로 음식을 섭취하면 이를 분해해 사용하는 동안 식이 독소나 활성 산소가 생성되어 산화 스트레스를 주게 됩니다. 연료를 많이 태울수록 매연이 많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장에는 면역 세포의 70% 이상이 존재하고 장내 세균은 이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장내 침입하는 독소에 대항해 방어벽 역할을 하며 음식에 든 많은 독소를 중화시킵니다. 면역력과 해독 작용에서 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런데 간헐적 단식을 통해 시간 제한 식이를 한 경우,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먹은 그룹보다 장내 유익균이 증가했다는 동물 실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우리 몸의 세포는 체내 영양소가 부족한 상황이 되면 자신의 변형된 단백질을 분해해 재활용하거나 불필요한 세포 노폐물을 스스로 청소하고 제거해 신체 에너지를 얻는 ‘자가포식’을 하게 됩니다. 일종의 자가 정화 및 세포 재생 기전인 자가포식은 금식이나 단식 등으로 인해 더 활발하게 일어나며 인체 일주기 시계에 의해 조절되는데, 특히 밤에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우리 몸의 해독 신호는 마지막 식사를 마친 뒤 약 8시간 후에 켜지고 해독작용이 잘 되려면 적어도 4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효과적인 디톡스를 위해서는 저녁 식사를 한 후 최소 12시간은 물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간헐적 단식은 하루에 16시간 단식 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8시간 내에만 식사하는 16:8 방식이나 1주일에 일을 하는 5일은 정상식을 먹고 일을 하지 않는 휴일 2일은 단식을 하는 5:2 방식이 있습니다. 개인에 따라 간헐적 단식이 어렵거나 컨디션이 악화된다면 한달에 5일 동안 800~1,000kcal만 섭취해 신체가 단식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도록 만드는 단식 모방 식단을 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식단의 구성인데, 탄수화물과 포화지방은 줄이고 적절한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산, 채소 위주의 자연 식품을 챙겨 먹는 것입니다. 어떤 형태의 식이든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에 기반한 간헐적 단식은 공복감을 조절할 수 없어 간헐적 폭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인류가 세 끼를 먹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0년 남짓이라고 합니다. 산업화로 인해 풍족해진 삶이 고칼로리, 저영양가의 식품을 하루 종일 자기 전까지 현대인의 입에 달고 살도록 만들었습니다. 눈이 피로하면 눈을 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잠을 자듯이 우리는 건강하기 위해 먹는 것을 잠시 멈추고 장을 쉬게 해야겠습니다. 비워야 다시 채울 수 있고 때로는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gsunnism
“세 살 영양, 여든 간다.”는 어머니 말씀을 실천 중인, 건강한 내일을 위해 늘 고민하는 일상 주치의 배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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