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을 정글처럼 꾸미는 법침실 정글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리고 로망 실현을 위한 노하우
김제인22. 02. 10 · 읽음 2,394

침실 정글에 대한 로망이 있나요? 코로나 이후 불어온 식물 열풍 덕에 집에 식물을 들이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전부터 부쩍 많아졌어요. 그렇게 하나 둘 시도해서 식물 키우기에 성공(?)하다 보면 해외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 사진 속에서 접하는 식물 가득한 침실에 로망이 생기는 경우도 있겠지요. 예전부터 베란다나 거실보다 침실에 식물을 가득 두고 키우기 좋아한 필자의 침실 정원 만들기! 그 동안 제일 많이 받은 질문에 대한 답과 나름의 노하우, 침실 정원 만드는 방법을 공개합니다. 

우선 SNS 계정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벌레'에 관한 내용입니다. ‘식물을 침실에 두면 벌레가 많이 생기지 않나요?’ 모기를 비롯해 다양한 벌레가 쉽게 꼬일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제 답은 ‘관리하기 나름’입니다.

경험상 침실이나 실내보다는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울 때 벌레가 훨씬 많이 생겼는데요. 식물의 해충 유입은 외부 환경 혹은 식물을 집에 들일 때 함께 딸려온 흙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새 화분을 들일 경우 며칠간 분리된 공간에 두고 벌레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아요. 벌레가 발견되면 약을 뿌리거나 흙갈이를 해서 방제한 후 집안의 다른 식물들과 함께 두는 거죠. 외부에서 벌레가 유입되는 경우도 침실이나 거실보다는 베란다 쪽이 훨씬 유입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식물을 키운다는 건 늘 해충을 신경 써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침실에서 식물을 키우면 오히려 관찰 빈도가 높아 해충을 일찌감치 발견해 초기에 방제할 수 있죠. 결국 침실이든 베란다이든 키우는 사람이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벌레가 못 견디게 싫은 사람이라면 수경재배로 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두 번째 질문은 습도의 문제인데요. ‘침실에 식물이 많으면 습하지 않느냐’는 거죠. 이것도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침실은 온실처럼 밀폐된 공간이 아니고 환기나 통풍은 사람이나 식물 모두에게 중요한 환경적 요소이기 때문에 식물이 많다고 해서 특별히 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을과 겨울처럼 건조한 계절에는 화분의 흙에서 증발되는 수분이나 식물의 증산작용에 덕분에 가습기 없이도 적절한 습도가 유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실제 제 침실의 습도는 늘 50~60%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 김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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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걱정이던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돼 침실에 식물을 들이기로 결심했다면, 어떻게 배치해야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된 것처럼 식물에 둘러싸인 느낌을 낼 수 있을까요? 

우선 행잉식물을 추천합니다. 행잉식물은 천정이나 걸기 때문에 바닥 면적을 차지하지 않고 식물을 기를 수 있어요. 두세 개만 달아도 분위기가 확 달라 보일 거예요. 벽 선반을 이용해 식물을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벽 선반 또한 공간의 규모에 상관없이 식물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고, 식물을 눈높이에 둘 수 있기 때문에 바닥에 둘 때보다 존재감이 좀 더 커지는 것이 장점이에요. 여기까지 시도한 뒤에도 침실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면 방바닥에 중형 크기의 식물을 한 두 개 정도 두면 침실이 식물로 꽉 차 보일 거예요. 

이렇게 정글처럼 식물로 꽉 찬 방에서 식물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침실은 베란다나 거실보다 햇빛이 덜 드는 공간인 경우가 많습니다. 동향인 저희 집도 오전 2시간 정도만 햇빛이 실내로 들어오기 때문에 침실 전구는 일반 전구 대신 식물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요(요즘은 식물 등도 백색 혹은 전구색으로 나온 제품이 많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환기나 통풍도 중요한 요소인데요.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거나 서큘레이터로 방안 공기 순환을 시켜 식물과 식물 간의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침실에 식물이 많으면 밤에 이산화탄소가 나와서 몸에 해롭지 않나요?' 라고 염려하는 분도 있는데, 침실 규모가 엄청 넓고 식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침실 ‘정글’이라도 해도 일반 가정집에서 키우는 식물의 양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는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도 신경이 쓰인다면, 밤에 산소를 내뿜는 CAM 식물을 추천합니다. CAM 식물은 건조한 기후의 사막에서 주로 서식하며 낮에는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공을 닫아 산소 배출을 막고, 시원한 밤에 배출하는 식물을 말해요. 다육식물, 산세베리아, 스투키, 페페 종류가 대표적입니다. 자, 그럼 이제 걱정 말고 침실 정글의 로망을 실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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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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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고양이, 집을 좋아하며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제인센스'를 통해 플랜테리어와 식물 기르는 노하우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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