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텃밭에 물 주는 정석식물에 영양분을 함께 주는 저면관수 방법에 대하여
동화나라22. 02. 24 · 읽음 1,503

Q. 베란다 텃밭에 물 주는 게 어려워요. 자주 주면 과습으로 죽고, 조금 뜸을 들이면 시들어버리네요. 텃밭에 물 주는 쉬운 방법이 없을까요?

A. 베란다 텃밭 화분에 물 주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물과 양분을 모두 필요로 하지만, 그중에서 무엇이 식물에게 더 중요한지 묻는다면 저는 단연 물이라고 답하고 싶어요. 물론 양분도 중요하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것은 물입니다. 가뜩이나 비좁은 화분에 살아가는 식물에게 따로 공급되는 물이 없다면 식물은 죽을 수 있거든요. 물이 이동하는 통로인 물관은 식물 안쪽에, 양분이 이동하는 체관은 바깥쪽에 위치합니다. 중요한 것을 안쪽에 숨기는 원리라고 볼 수 있지요.

텃밭에 물 주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화분 위로 물을 부어주는 두상관수 그리고 밑에서 물을 빨아 올리게 하는 저면관수입니다.

두상관수

흙 위에 물을 주는 두상관수 방식. © Marcus Spiske on Unsplash

우리가 일반적으로 물을 주는 방식이 두상관수입니다. 즉, 흙 위에 물을 주는 방식으로, 물이 화분의 흙 틈새로 빠져나가면서 화분 속에 있는 양분이 같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특히 분갈이가 필요한 시기에는, 비좁은 화분 안에서 식물 뿌리가 흙을 돌돌 말고 뭉쳐 있는 상태가 돼요. 이런 상황에서는 오전에 화분 위로 물을 주더라도 식물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오후가 되고 기온이 오르면 식물이 시들시들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두상관수법은 쉽게 물 주는 방식이긴 하지만, 식물이 물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할 경우도 생기니 유의해야 합니다.

저면관수

저면관수법으로 물을 주면 식물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하는 데 유리하다. © Markus Spiske on Unsplash

화분보다 큰 용기에 화분을 담아, 용기 바닥에 물을 붓고 30분에서 1시간가량 놔두어 식물이 물을 충분히 흡수하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저면관수법으로 물을 줄 경우, 비좁은 화분 속에 무성하게 자란 뿌리가 흙을 감싸며 돌돌 말려 있는 상태더라도 식물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전에 저면관수법으로 물을 주면 오후가 되더라도 식물이 시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2~3일간 식물이 생생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렇기에 텃밭에 물을 줄 때에는 두상관수법보다는 저면관수법을 추천합니다.

저면관수법의 또 다른 장점은 물과 양분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면관수법에 사용하는 큰 용기에 물 비료, 즉 액비를 넣어서 물과 함께 공급합니다. 이렇게 하면 식물이 필요한 물과 양분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커피 찌꺼기 비료는 질소질 공급에 좋다. © MonthiraYodtiwong/iStock

그렇다면 어떤 비료가 좋을까요? 식물이 가장 필요로 하는 양분 중 하나가 질소질입니다. 질소질 공급을 위해 커피 찌꺼기 비료를 추천합니다. 커피 찌꺼기로 비료 만드는 법은 지난 글에서 알려드렸죠? 다시백에 원두 찌꺼기 100그램 정도를 넣고, 10리터 정도 분량의 물에 반나절 정도 놓아두면 커피 안에 있던 양분이 빠져나옵니다. 커피 원두 찌꺼기에는 질소, 인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커피 찌꺼기에 있는 양분만으로도 식물이 자라는 데 꼭 필요한 양분을 공급해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양분은 100배 정도로 농축된 비율이라, 다시 10배의 물로 희석하면 기존 분량에서 약 1,000배 분량이 됩니다.

오줌 액비도 좋습니다. 용기에 직접 받아둔 오줌을 일주일 정도 뚜껑을 닫아 보관했다가 사용하는데, 100배로 희석해 사용하면 농도가 적당합니다. 대신, 냄새가 많이 나니 베란다 문을 닫아두는 게 좋아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양분의 농도가 절대 높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과유불급이라, 양분 농도가 높을 경우에는 오히려 식물에 해가 될 수 있으니 차라리 농도를 낮게 주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13
동화나라
팔로워

10여 년째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 농부 김명희는 '동화나라 도시농부'라는 닉네임으로 도시 농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는 대로 잘 자라는 텃밭>을 출간했다.

댓글 13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