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상 과섭취로 비만을 고민한 시기보다 먹거리가 부족해 기아에 허덕였던 시기가 훨씬 깁니다.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해가 지기 전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잠이 들어야 했습니다. 식사 시간은 다른 생활 습관과 마찬가지로 태양에 의해 정해졌습니다. 저녁은 언제나 해지기 전에 먹어야 했습니다. 비만과 불면증이 드물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세 끼 식사를 충분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밤에는 야식을 비롯해 자극적 음식을 섭취하고 낮에는 빵이나 과자 같은 단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끊임없이 뭔가 먹고 싶은 사람이라면 먼저 수면의 상태와 시간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수면과 식욕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면의 문제는 수면의 양이 부족한 ‘수면 부족’과 수면 자체에 문제가 있는 ‘불면증’으로 나뉩니다.
‘수면 부족’의 경우 ① 야간 교대근무 또는 야간 근무로 인한 시차 문제 ② 피곤할 때까지 최대한 버티다가 늦게 자는 경우 ③ 자기 전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오래하는 습관 ④ 일이 너무 많아서 수면시간이 부족한 경우 등이 가장 흔합니다.
불면증의 경우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입면장애’, 그리고 수면 중에 자주 깨거나 잠에서 깬 후 잠이 안 오는 ‘수면 유지장애’가 있습니다.
‘수면 부족’이든 ‘불면증’이든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과 체중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실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다섯 시간 미만으로 잠을 자는 사람은 일곱 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 비해서 비만율이 1.25배 높다고 합니다. 수면이 부족할 때 우리 몸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코티졸 호르몬은 지방을 저장하려는 성질을 띄기 때문에 살이 빠지기 어렵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몸은 피로감을 줄이기 위해서 당분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더 많이 찾는 상태가 되어 비정상적으로 식욕이 증가하고, 깨어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칼로리 섭취량 또한 증가해서 먹은 만큼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많이 먹지 않아도 살이 찌기 쉬운 몸 상태가 되는 이유입니다.
오래전부터 인간은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습니다만 현대를 살아가는 요즘은 저녁에 잠이 와도 업무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잠들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중 조절과 식욕 조절을 위해서라도 하루 평균 일곱 시간에서 여덟 시간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이 필요합니다. 특히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사람은 저녁 10시 이후 잠이 올 때 즉시 잠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이 오는데 안 자고 버티는 습관을 지닌 사람은 극도로 피곤한 새벽 시간이 돼서야 잠을 청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러나 극도로 피곤한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려고 하면 수면 패턴이 깨져서 바로 잠들기 어렵고 수면의 질도 저하되기 쉽습니다. 수면 시간이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식욕 조절이 제대로 되지않고 체중 조절에도 어려움을 겪는 나쁜 사이클로 빠지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습관이 장기간 계속되면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자기 전 누워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에서는 약 400나노미터 파장의 블루라이트가 나오는데,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의 분비를 급속히 감소시킵니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수면과 각성 리듬을 조절하면서 자연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합니다. 스마트폰의 블루라이트가 뇌를 각성시키고 멜라토닌을 감소시키면 잠들기가 어렵고 잠이 들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져서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꼭 봐야 한다면 스마트폰의 밝기를 최소화하여 블루라이트 파장을 줄이는 방법도 있죠. 하지만 수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잠자리에선 되도록 스마트폰을 멀리할 것을 권합니다. 원시시대부터 살아왔던 그 방식대로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드는 것, 가장 쉬우면서도 확실한 처방이 아닐까 싶습니다.
안가청
이름처럼 힘찬 기운을 전하고 싶은 우리 동네 주치의 으랏차차 한의원 원장이다. 이름처럼 힘찬 기운을 전하고 싶은 우리 동네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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