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유용한 차 용어티 소믈리에 양미정이 알려주는 차 용어 상식
티양22. 07. 26 · 읽음 3,552

차와 관련된 용어 대부분이 한자어로 된 낯선 단­­­­어이다 보니 괜히 차가 더 어렵고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나 역시 차에 입문할 때 단어가 헷갈리기도 하고 굳이 이렇게 어려운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물론 우리말로 대체할 수 있는 단어도 일부 있지만, 대체할 만한 우리말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입문자를 위해 찻자리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몇 가지 소개한다.

ⓒ 티양

엽저(葉底)
본래 잎자루에 가까운 잎의 밑부분을 뜻하는 단어인데, 통상적으로 잎의 모양을 말한다. 찻자리에서는 젖은 잎을 가리키기도 한다. 건조된 찻잎을 뜨거운 물에 우려야 본래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윤차(润茶)/세차(洗茶)
차를 우리기 전, 짧은 시간 동안 뜨거운 물로 찻잎을 깨우는 과정이다. 찻잎을 다구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었다가 빠르게 물을 버린다. 흔히 찻잎이 더럽기 때문에 윤차 또는 세차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위생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차에 묻어 있을 먼지를 씻어내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윤차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건조된 찻잎이 제맛을 내도록 워밍업 하기 위함이다. 특히 잎이 말려 있는 우롱차, 뭉쳐 있는 보이차, 보관 기간이 오래된 노백차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시간은 5~10초, 횟수는 한 번이면 충분하다. 어린잎으로 만든 차나 녹차, 백차, 홍차 계열은 윤차하지 않아야 본연의 차 맛을 즐길 수 있다.

오른쪽이 숙우 ⓒ 티양

숙우(熟盂)/공도배(公道杯)
우려낸 차를 나눌 때 사용하는 도구다. 한국에서는 숙우라고 부르고, 중국에서는 공도배라고 말한다. 숙우는 우린 찻물을 찻잔에 따르기 전에 옮겨 담아 적정 온도로 식히고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줄 때 사용하지만, 여러 번 우려낸 찻물을 한데 섞어 농도를 균일하게 맞추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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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관(茶罐)/개완(盖碗)/자사호(紫沙壺)
차를 우리는 주체가 되는 도구다. 다관은 차를 우리는 모든 도구를 통틀어 지칭한다. 찻주전자, 개완, 자사호 모두 다관에 포함된다. 중국차를 마실 땐 개완이나 자사호라는 용어가 등장한다. 개완은 찻잔 모양의 몸통과 뚜껑이 한 세트로, 차를 우려낸 뒤 관리가 편해 흔히 사용하는 도구다. 자사호는 중국 강소성 의흥(宜興)에서 난 흙으로 만든 찻주전자를 말한다. 차를 우리면 자사호에 그 향이 배기 때문에 보통 하나의 자사호엔 한 종류의 차만 우리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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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수기
예열하고 난 물, 윤차하고 난 물, 더 이상 마시지 않을 식은 찻물, 새로운 차를 우리기 위해 다관을 헹구면서 생긴 물과 다 쓴 찻잎까지 버리는 그릇이다. 필수품은 아니지만 있으면 편하다.  실시간으로 물을 아래로 흘려보내는 차판을 사용하면 퇴수기가 필요 없다.

차를 접하면서 모르는 용어가 불쑥불쑥 튀어나온다고 당황하거나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일부러 외우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그저 차와 함께 천천히 익숙해지면 된다. 티 테이스터(Tea Taster)나 티 블렌더(Tea Blender) 같은 전문가도 처음에는 다 우리와 같았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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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한국에서 티소믈리에 자격증을, 중국에서 평차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차와 관련된 강의를 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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