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의 반복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 식물은 아이가 자라면서 아이와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생명의 소중함과 기특함을 일깨워주기도 했고요.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식물을 더욱 잘 기르고자 온실장까지 직접 만든 주부 조성희(@green.our_moment)의 집을 함께 둘러볼까요?

저는 세 명의 아들과 식물을 키우는 엄마이자 식집사 조성희입니다. 저희 집에는 남편과 함께 직접 만든 온실장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베란다 선반에 올려두고 식물을 키웠어요. 식물이 많지 않을 때라 겨울에도 무리 없이 자라주었죠. 이듬해 겨울에는 식물등으로 월동을 해결하려 했지만 베고니아가 곰팡이 피해를 입어 잎부터 줄기까지 감염됐어요. 아주 작은 잎 하나만 남은 베고니아는 초록별 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물꽃이로 살려냈어요. 지금까지도 함께 살고 있지만 그런 상황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어요. 게다가 식물도 많아져 감당을 못할 정도였고요. 제가 필로덴드론 종류를 좋아해서 많이 키우고 있는데 습도에 민감한 식물이라 실내에서는 잎이 찢어지거나 새잎이 찌그러지기 일쑤였죠.

고민 끝에 유리온실장을 구하기도 힘들뿐더러 집에 딱 맞는 사이즈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남편과 온실장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어요. 제작 단계에서 어려운 부분은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죠. 집에 맞는 사이즈와 단수를 정한 뒤 프로파일, 3중 아크릴 커버 등 필요한 자재를 구매했습니다. 조립 후에는 식물등과 환기팬을 달고 타이머로 원하는 시간에 맞춰 끄고 켤 수 있게 제작했어요.

온실장이 생기고 가장 좋은 점은 햇빛이 강하게 들지 않는 날에도, 건조한 겨울에도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식물을 돌볼 수 있다는 거예요. 온실 안의 식물은 성장 속도가 빠르고 새잎도 건강하게 나옵니다. 겨울철 저희 집의 평균 습도가 40퍼센트인데, 온실장 내부 습도는 80퍼센트라 안심하고 식물을 관리할 수 있어요. 과습에 예민한 식물은 실내에서 키우고, 높은 광도와 습도를 요구하는 식물은 온실장에서 키우고 있어요. 물론 실내에 있는 식물도 식물등, 가습기, 서큘레이터, 환기팬의 도움을 받습니다.

식물 키우기는 제가 좋아하는 일이지만, 식물을 통해 아이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아요.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도 함께 행복합니다. 또, 식물이 놓인 테이블에서 그림을 그리고 식물 옆에서 간식을 먹는 등 집안에 식물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줍니다. 가끔 가구와 식물 배치를 바꾸는 날엔 집이 궁전같이 멋있다며 좋아해주곤 합니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도 갖을 수 있고요.

방울토마토를 추천해요. 노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작았던 열매가 점점 커져 붉게 변하는 모습을 아이와 함께 관찰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거예요. 공기정화 식물도 추천합니다. 다만, 몬스테라와 같은 천남성과 식물 중에는 독성이 강한 종류도 있으니 아이 손에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히 관심을 주고 물 주기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어느 정도의 애정은 필요하지만 식물에게 지나친 관심을 쏟다 보면 본인이 지칠 수 있으니까요. 물 주기는 흙 속에 직접 손가락을 넣어보고 판단하는 편이에요.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화분에는 수분 측정기를 꽂아 색깔 변화를 확인하고 물을 주고 작은 화분들은 넓은 물 빠짐 트레이에 여러 개 올려두고 간편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통풍이 가장 중요합니다. 환기가 어려운 겨울철엔 서큘레이터나 환기팬으로 공기를 순환시켜주곤 합니다. 병충해 피해를 막기 위해 식물의 잎 사이사이가 닿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도 잊지마세요.
그로로
안녕하세요. 그로로입니다. 저는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힐링을 선사하는 식물을 사랑합니다. 일상을 의미 있게 만드는 싱그럽고 건강한 이야기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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