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아이가 모두 즐거운 춘천 여행캠핑카 타고 전국일주 시리즈, 춘천편
정민아22. 09. 07 · 읽음 532

캠핑카를 타고 전국일주를 하는 동안, 캠핑카에서 지내는 하루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연히 시작한 국민체조는 어느 새 저희 여행의 아침 리추얼이 되었습니다. 눈뜨면 아이가 먼저 “얼른 체조 하자!”라고 보채곤 해요. 물론 체조로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해도 끝난 뒤엔 다시 캠핑카에서 뒹굴거리다가 느지막이 아침 식사를 합니다. 그러고 나선 여행 중인 지역을 드라이브하거나 캠핑카 주변을 산책하죠. 저녁엔 아름다운 석양을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잠이 듭니다. 하루 종일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도 시간은 참 잘 흐릅니다. 정말, 별 거 없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미메이션 박물관. ⓒ 오재철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캠핑카를 타고 춘천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춘천에서는 볼 것도, 할 것도, 놀 것도 많아 다른 때보다 참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과 토이 로봇관.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은 우리나라 유일한 애니메이션 박물관이에요. 단순 나열식 전시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의 기원과 탄생, 애니메이션의 종류와 제작 기법, 제작 과정 등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애니메이션 음항 효과와 더빙 제작 체험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안겨줍니다. 황금박쥐(1968년)와 태권V(1976년) 같은 부모 세대의 만화영화부터 뽀로로, 구름빵 등의 최근 작품까지 두루 아우르고 있어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흥미롭게 전시를 즐길 수 있죠. 박물관 폐관 시간 직전까지 둘러보다 아쉬운 마음에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돌려 나왔습니다. 

강원숲체험장과 오월학교 

아이와 여행할 때면 그네와 미끄럼틀, 시소가 전부인 평범한 놀이터를 벗어나 자연 속에서 스릴을 느끼며 모험심과 용기를 키울 수 있는 체험장을 선호합니다. 강원숲체험장도 그런 곳 중 하나입니다. 숲을 이룬 나무와 나무 사이에 로프, 목재, 그물 등을 사용해 꾸민 숲속모험동산이 마련돼 있는데, 아슬아슬한 외나무다리, 밧줄 그물과 나무로 만든 오두막, 스릴 넘치는 대형 그네까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조심스레 놀이터를 탐색하던 아이는 하나하나 시도해보며 점차 대범해집니다. 

폐교를 개조해 문을 연 오월학교. ⓒ 오재철

해 질 녘 강원숲체험장에서 멀지 않은 오월 학교로 향했습니다. 춘천시 서면 오월리에 위치해 ‘오월학교’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이름처럼 ‘5월’을 닮은 곳이기도 합니다. 1969년 개교 이후 학생 수가 점점 줄면서 1982년에 폐교된 옛 지암 국교분교장을 개조해 카페와 레스토랑, 목공방, 숙소 등이 어우러진 문화 공간으로 되살렸습니다. 따스한 원목 베이스의 내부 인테리어가 감각적이고 세련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음료를 주문한 후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평소 꿈꾸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네요. 너른 창 너머 아빠와 아이가 평화롭게 뛰어노는 장면은 마치 슬로우모션으로 흐르는 영화 속 한 장면 같습니다. 운동장에서 한참을 뛰어놀다 들어온 아이가 발갛게 상기된 얼굴로 재잘거립니다.

“엄마, 저기 어린이 문 봤어?” 

아이의 손에 이끌려 카페 입구로 가보니 들어올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한 어린이 전용 출입문이 한쪽에 따로 마련돼 있었네요. 미리 주문해 놓은 참새라테의 하얀 거품 위로 아이가 조그마한 입을 갖다 댑니다. 부드러운 우유 거품에 신선한 오렌지로 만든 시럽과 젤리를 곁들인 참새라테는 커피를 마실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한 이곳만의 시그너처 메뉴예요. 온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목공 체험, 야외 활동 프로그램은 물론, 어린이 전용 출입문, 어린이 메뉴 등 가족 여행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트렌디한 핫플레이스는 아이와 함께 가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면 오월학교를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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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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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아, 오재철 부부는 결혼 자금으로 414일간 세계 여행을 다녀왔다. 이후 <우리 다시 어딘가에서>, <함께, 다시, 유럽> 등을 출간했으며, 현재 여행 작가와 사진 작가, 강연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온가족이 캠핑카로 전국을 돌며 유튜브 &lsquo;라니라니tube&rsquo;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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