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식물과 사람 모두가 행복한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각 식물의 생장 조건을 고려해 배치하면 더욱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원룸처럼 작은 공간도 위치에 따라 들어오는 빛과 바람의 양이 다를 텐데요. 이를 파악한 후 각각의 식물이 좋아하는 광량과 통풍의 민감도를 고려해 배치하는 것이 좋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면 위치를 바꾸어 주는 것만으로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요.

플랜트 존을 분리하는 법
먼저 소개할 공간은 제 방에서 식물을 키우기 가장 적합한 플랜트 존입니다. 이 공간에 대부분의 식물이 모여 있어요. 로즈마리와 같은 허브나 피시본, 녹태고와 같은 다육식물, 그리고 과실수인 금귤나무는 빛이 잘 드는 곳에 두고, 나머지 관엽식물은 적당한 빛을 볼 수 있는 반양지, 반음지에 놓았어요. 식물을 배치할 때 선반, 스툴, 감귤 박스 등을 이용해 단을 나누면 통풍에도 도움이 되며 각각의 식물이 잘 보여 관리에 용이합니다.

내 마음대로 가구 만들기
공간의 콘셉트와 포인트 컬러 그리고 가구의 재료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의 플랜테리어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목재가 주는 따뜻하고 자연적인 느낌이 식물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목재로 된 가구로 공간을 꾸몄어요. 목가구는 수종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주로 밀도가 높고 짙은 색의 목재는 원자재만으로도 가격이 비싸죠. 그래서 저는 제 취향과 원룸 공간에 맞게 직접 가구를 만들어 봤어요.
비용이 저렴한 스프러스(가문비나무)를 사용했는데요. 가볍고 적당한 강도의 스프러스는 절삭이 어렵지 않아 DIY 소재로도 많이 사용하는 목재입니다. 적당한 길이와 두께의 목재를 정해 목재상에 가서 재단했습니다. 공간의 길이에 맞춰 재단한 스프러스를 시멘트 블록과 함께 쌓아 모듈 형식의 TV 선반을 만들고, 벽 선반은 철물점에서 구매한 선반 받침을 활용했습니다.

어느 날, 퇴근길에는 수조관 제조 회사에서 버린 상태 좋은 나무 파레트를 발견해 사장님에게 허락 맡고 가져왔습니다. 이를 매트리스 크기에 맞게 재단하고 다듬어 침대 프레임으로 사용했어요. 파레트 재단 후 남은 부분은 적당히 조립해 감귤 박스와 함께 쌓아 올려 작은 책장이 있는 협탁을 만들었습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제주도에서는 겨울이 지나면 당근마켓에 감귤 박스가 무료 나눔으로 잔뜩 나온답니다.)
이외에도 환기를 위해 자주 열어놓는 대문에는 나무 비즈 커튼 발을 설치했어요. 저는 제 나름대로 최소한의 우림을 가꾸며 매일 식물이 주는 싱그러움을 누리고 있습니다. 안락한 플랜테리어를 위해 꼭 많은 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식물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관찰하면 얼마든지 사람도 식물도 행복한 공간을 꾸릴 수 있죠.
최소우림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며 최소한의 우림을 가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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