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알배기 배추는 주로 쌈으로 먹는다. 시골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부터 알배추로 김치를 담거나 스테이크처럼 구워 샐러드로 먹기도 한다. 알배추를 구우면 양배추를 구울 때와는 또 다른 식감과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 귀리, 보리, 각종 콩류를 삶고, 토마토나 그릭 요구르트를 곁들여 먹으면 영양상 균형이 잘 맞고 다양한 식감도 즐길 수 있다. 이때 베트남 고추 몇 개를 함께 구우면 매운맛을 더할 수 있다. 알배추 뿐만 아니라 봄동, 얼갈이 등도 살짝 구워 따뜻한 샐러드로 먹으면 맛있다.
요리에 쓰고 남은 알배추는 밑동을 잘라 텃밭에 묻어 두면 추운 겨울 날씨에도 싹이 제법 올라온다. 볕이 좋을 날엔 쑥쑥 올라오는 예쁘고 기특한 싹을 보며 작은 생명들이 전하는 에너지로 나를 충전하곤 한다. 처음 시골살이를 준비하면서 도시를 떠나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계획했다. 밤에도 멈추지 않는 도시에서 살다 막상 해가 지는 것과 함께 나의 하루에도 쉼이 찾아오는 시골에 살아 보니 그러한 조급증이 사라졌다. 오늘도 마당 한편에 앉아 느긋하게 해바라기를 한다.
알배추 샐러드

재료 : 알배추 2분의1통, 병아리콩 2분의1컵, 파프리카 파우더, 딜가루 약간, 그릭 요구르트 1큰술, 올리브 오일 적당량
1. 배추를 씻어 달군 팬에 올리고 올리브오일을 둘러 노릇하게 굽는다.
2. 병아리콩은 소금을 넣고 푹 삶는다.
3. 오목한 그릇에 병아리콩을 담고 구운 배추를 올린다.
4. 파프리카 파우더와 딜 가루를 뿌리고 그릭 요구르트를 곁들인다.
이선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자 식문화공간인 '빌라 올리바(Villa Oliva)와 함께 다양한 식문화 활동을 해왔다. <나의 프랑스식 샐러드> 등 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댓글 27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