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흘려보내는 명상떠오른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거리를 둘 수 있다면
정민22. 08. 01 · 읽음 1,780

우리는 종종 사소한 생각에 지배당하고 매몰되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일수록 어쩐 일인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힘들게 하는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생각은 저항하거나 밀어내야 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 생각에 저항하려고 합니다. 생각이 부정적 감정으로 이어져 괴로움에 몸부림치게 되는 건데요. 그 저항으로 인해 생각이 더 깊어지고 괴로움 또한 더 커집니다. 좋은 생각, 나쁜 생각이라는 구분 자체를 벗어던지고, 어떤 생각이 들더라도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하며 의식적으로 생각을 흘려보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 명상입니다.

예를 들어, ’오늘 괜히 그런 이야길 꺼내서 분위기를 흐리지 말아야 했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가정해 볼까요? 이미 일어난 일이고 어쩔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혹은 ‘나를 이상한 사람이라고 여기겠지’ 같은 생각으로 스스로 괴롭힙니다.  생각을 이어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착각하기 쉽지만, 불필요한 생각의 연장은 더 힘든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에너지를 소진시킬 뿐입니다. 우리 두뇌에 한 가지 생각이 머무는 생각은 채 8분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밤을 지새우거나, 처음 생각이 떠올랐을 때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흘려보내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의 선택인 셈입니다. 어떻게 하면 매일 마주하는 다양한 일과 상황에 조금 더 초연해질 수 있을까요? 간단한 명상을 통해 생각을 가만히 바라보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법을 소개합니다.

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2

1. 자리를 잡고 편안하게 눈을 감습니다. 

정해둔 명상 시간이 아니더라도 괜찮습니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잡념으로 당장 일상생활이 불편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행할 수 있습니다.

2. 호흡에 의식을 모아봅니다. 

심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라앉힌다 생각하고 호흡의 움직임에 집중합니다. 비강을 통해 공기가 들어와 목을 지나 폐를 채우고 돌아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데요. 공기의 온도에 집중해도 좋고, 움직임을 따라 촉각에 집중해도 좋습니다. 냄새나 향이 있다면 그것에 집중하고, 습도를 느껴볼 수도 있겠죠. 자신이 집중하기 편한 것으로 그때그때 택하면 됩니다.

3. 생각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생각을 흘려보낸다는 말은 언뜻 난해할 수도 있지만, 쉽게 이야기하면 생각에 의식을 두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생각이 일어나는구나’ 하고 의식을 옮기는 것이죠. 우리는 매 순간 한 가지에 밖에 집중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을 0.1초 단위로 쪼갰다고 생각하면 매 순간 생각에 의식을 둘지 호흡에 의식을 둘지를 선택한다고 보면 됩니다. 두뇌가 일을 한다면 생각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잡념에 시달리는 스스로를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지 않고, 모든 생각에 감정적으로 반응하길 멈추고, 매 순간 호흡에 집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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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흡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면 자신만의 주문을 외워봅니다.

각자 마음에 안정을 주는 문장이 하나쯤은 있을 텐데요. 저 같은 경우는 큰 불안이나 우울을 느낄 때마다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니다.’라든가 ‘모든 것은 지나간다.’ 혹은 ‘모두 배움의 과정이고 결국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거야.’와 같은 문장을 자주 반복합니다. 마음속으로 천천히 외워도 좋고, 필요하다면 소리를 내어 말해도 괜찮습니다.

5. 관찰자가 되어 스스로를 바라봅니다. 

이도 저도 쉽지 않고 자꾸만 속수무책으로 괴로움에 빠져든다면 그런 스스로를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바라보는 연습을 해봅니다. 마치 영혼이 육체 밖으로 이탈한 듯 뒤로 물러나 명상을 하고 앉아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건데요.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때 느끼는 감정은 내가 직접 겪은 일일 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미미하듯 스스로를 제3자가 되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입니다. ‘저렇게 괴로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차피 지나갈 일인데, 조금 편하게 생각하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6. 마음이 진정되면 원하는 때에 눈을 뜨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명상을 마무리합니다.

떠오른 생각을 가만히 두는 연습이야말로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을 포함해 모든 일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해 판단하고 있지는 않는지 매 순간 스스로를 돌아보는 수행도 함께 해야겠죠.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잠시 호흡에 집중함으로써 머리를 맑게 비울 수 있다면, 삶이 얼마나 수월해질까요? 생각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지 말고 다른 방향으로 의식을 돌려보세요. 모든 일에는 연습이 필요한 것이니, 잘되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수행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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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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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처음 명상을 시작해 현재 유튜브 채널 '마인드풀TV'를 운영하며 명상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내 안의 평온을 아껴주세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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