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들 삶의 의미를 찾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즐거운 활동을 이어간다면
김혜령22. 08. 19 · 읽음 1,827

우울이나 불안을 피하기 위해 사는 삶과 행복하기 위해서 사는 삶은 분명히 다릅니다. 여러분은 행복한 삶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구글의 엔지니어이자 명상 연구가 차드멍탄(Chade-Meng Tan)은 외부 자극 없이도 기쁨을 느낄 수 있을 때 행복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상황이나 여건과 상관없이 즐거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보통은 행복해지고 싶다는 이유로 외적인 것을 바꾸려고 합니다. 더 많이 가지려 하고, 더 많이 성취하려고 하죠. 그 노력의 이면에는 ‘이렇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때문에 돈과 같은 물질적 보상이나 주변 사람의 인정이 없으면 무언가를 할 마음이 생기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수한 동기에서 비롯된 활동을 할 때에 진정한 기쁨을 느낄 수 있고, 그 기쁨은 비로소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Photo by Kirk Morale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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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Sandie Clark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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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즐거운 활동

영국의 철학자 버드런트 러셀(Bertrand Russell)은 행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것 중에 하나가 ‘그 자체로 즐거운 활동’이라고 합니다. 그 활동은 바람직한 목표를 지향하면서도 본능에 거슬리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요. ‘본능에 거슬리지 않는 활동’은 다른 말로, ‘마음에서 우러나온 활동’입니다. 요즘은 남들이 하니까 좋아 보여서 쫓아서 하거나, 과시와 인정을 위해서 하는 활동이 많습니다. 때문에 취미 생활이든 운동이든 ‘잘’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잘해야만 자랑이 되고 인정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잘 해야 하는 거라면 일과 다르지 않아요. 좀처럼 즐겁게 하기가 쉽지 않아 금방 흥미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순수하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활동은 모든 과정이 즐거움이 되며 그 시간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이 되어갑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가 헤르만 헤세와 에밀리 디킨슨에게는 ‘정원 가꾸기’가 그런 활동이었고, 일본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는 달리기가 그랬다고 하죠. 여러분은 마음에서 우러나온 즐거운 활동을 즐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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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는 것

그럼에도 행복을 그저 즐거운 느낌을 갖는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감정적 쾌락은 행복의 일부가 될 수는 있어도 전부가 될 수는 없어요. 그저 쾌락에 지나지 않는다면 매일 술을 마시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면서 살아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 거겠죠. ‘기분 좋은 느낌’은 지속되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갖고 싶은 물건을 사도 잠깐의 만족을 줄 뿐 또 다른 것을 갈망하게 되지 않던가요? 게다가 점점 더 크고 자극적인 것을 손에 넣지 않으면 이전만큼의 즐거움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일시적 기쁨에 행복한 삶이 있다고 믿는다면 더 많은 물건이나 음식을 끝없이 욕망하는 쳇바퀴에 갇혀버리고 마는 셈입니다. 

지속적인 행복에 대해서는 오스트리아의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의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의미’에 해답이 있다고 합니다. 빅터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사람들을 관찰하며 깨닫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괴로운 상황에서도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 바로 ‘의미’라는 사실을 말이죠. 모든 걸 집어치우고 싶은 때에도 자기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수많은 심리학 연구를 통해서도 증명이 되었어요. 반복된 일상 속에서도 일과 삶에 대한 의미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쉽게 비관하거나 포기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삶에도 슬픔과 불안은 존재합니다. 다만 행복한 삶을 일구어 가는 이들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시작되는 삶의 의미가 있는 거죠. 그 의미는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충만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일 테고요. 그러니 한 번쯤 스스로 질문을 던져봐야 하겠습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 ‘내가 왜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지?’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다 보면 자기만의 삶의 의미를, 나아가 행복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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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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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에세이 작가 겸 상담사, <내 마음을 돌보는 시간>, <불안이라는 위안>등을 썼다.&nbsp;마음을 돌보는 법에 대해 칼럼기고 및 강연을 하고 있다.&nbsp;https://brunch.co.kr/@kund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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