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와 드립 커피, 콜드브루의 차이추출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의 맛
신혜경22. 08. 12 · 읽음 8,735

커피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은 많지만 아메리카노와 드립 커피가 어떻게 다른지, 맛의 차이는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드립 커피와 콜드브루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메리카노 같은 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음료에 비해 해당 커피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아메리카노 마니아는 에스프레소 베이스 음료만 찾는 편이다. 왜 그럴까? 이들 음료의 차이를 한 번 살펴보자.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는 커피 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희석해 만든 음료다. 에스프레소는 8~10바(bar)의 압력을 이용해 90°C 이상의 뜨거운 물을 미세하게 분쇄한 커피 층에 통과시켜 만든다. 빠른 시간 내 추출된 에스프레소는 크레마가 포함된 진한 농축액이다. 크레마의 영향으로 풍성하고 부드러운 맛을 느끼게 된다. 크레마 속에는 여러 커피 성분뿐만 아니라 커피 오일이 함유되어 있어서 적절히 추출되면 커피의 향미는 배가된다. 그래서 에스프레소는 크레마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커피 머신을 잘 다루지 못하면 과다 추출되거나 과소 추출되어 커피 맛을 버릴 수 있다. 커피 머신 내 보일러의 압력 상태, 물 온도, 물 유량 등 머신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포타필터(Portafilter) 바스켓에 분쇄된 커피를 적절하게 팩킹(packing)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추출이 잘못되기 쉽다. 커피를 팩킹할 때는 사용하는 커피의 볶음 정도와 조직에 맞게 분쇄도를 조절하고, 분쇄된 적당량의 커피가루를 바스켓에 고루 채워 넣고 탬퍼 도구를 이용하여 수평이 맞게 다져주어야 한다. 에스프레소가 과다 추출되는 경우 쓴맛이 강하거나 날카로운 신맛이 도드라지고, 두텁고 진한 크레마가 거칠고 기름진 여운을 남기게 된다. 반대로, 과소 추출되면 신맛만 강하고 전체적으로는 밋밋해 커피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다. 

Photo by Tyler Nix on Unsplash

드립 커피

드립 커피는 드리퍼 종류에 맞게 종이나 융 필터를 올리고 그 안에 커피가루를 담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커피 용액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에스프레소 추출과 달리 압력이 가해지지 않는다. 흔히 포어 오버 브루잉(Pour over brewing)이라고 말한다. ‘포어 오버’란 ‘분쇄된 커피 위에 직접 물을 부는 동작’을 말하고 ‘브루잉’이란 ‘커피를 끓이다, 우려내다’라는 뜻으로, 중력을 이용해 커피 성분을 녹여내는 모든 추출법을 말한다. 

드립을 할 때 사용하는 필터의 입자 크기에 따라 추출된 커피에 포함된 성분이 달라진다. 종이 필터가 융 필터에 비해 입자가 더 세밀하다. 따라서 종이 재질로 드립한 경우 대부분 커피 오일 성분이 필터에 걸러져 커피의 맛이 매우 깔끔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융 필터를 사용해 내린 커피는 훨씬 중후하고 풍부한 바디를 느낄 수 있다. 융 필터로 추출을 잘못하면 커피의 거칠고 탁한 맛까지 뽑아낼 수 있는데, 보관을 잘못한 원두라면 기름에 쩐내도 느껴질 수 있다. 

포어 오버 드립 커피는 커피 머신의 압력을 이용해 추출하는 아메리카노보다 훨씬 깔끔한 향미를 보여준다. 또 머신에 사용하는 원두보다 로스팅 포인트가 약하기 때문에 단종 커피(싱글 오리진) 원두 고유의 맛을 즐기기에 더 적합하다.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콜드브루

한편, 콜드워터 브루어는 찬물이나 상온(25℃ 정도)의 물을 사용하여 커피 성분을 끄집어 낸 커피를 말한다. 일명, ‘더치 커피’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네덜란드풍의 커피라 하여 붙여진 일본식 명칭이다. 영어로는 ‘차가운 물에 우려낸다’는 뜻으로 콜드브루(Cold brew)라고 한다. 콜드브루의 추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상온의 물을 3초마다 한 방울씩 커피가루에 떨어뜨려 최소 8~12시간에 걸쳐 커피 원액을 내리는 방법이고, 또 다른 방법은 커피가루를 찬물에 담가 인위적으로 휘젓거나 진동을 주면서 3~4시간 안에 추출하는 방식이다. 

콜드브루 커피는 뜨거운 물로 짧은 시간에 추출하는 일반 커피에 비해 쓴맛이 덜하고 순하며 부드러운 풍미를 갖고 있어 입안에서 느끼는 커피의 농도와 바디감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추출된 커피 원액을 밀봉해 냉장 보관하면서 하루 이틀 정도 저온 숙성시키면 더욱 풍미가 살아난다. 하지만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추출하는 만큼 꿈꿈한 향과 특유의 후미가 있다. 이런 이유로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확연하게 갈리는 편이다. 또한 사용한 커피 원두의 종류, 로스팅 정도, 원두의 분쇄도 정도, 커피 양과 물의 양, 추출 시간 등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지니 구입 시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민족과학기술자네트워크(www.kosen21.org)에 게재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커피의 카페인 성분은 보통 드립 커피 한 잔(100ml)에 72~130mg, 에스프레소 한 잔에는 58~76mg이 들어 있고, 커피 오일 성분은 여과지를 이용해서 추출한 드립 커피 한 잔에 0.2~0.6mg, 에스프레소 한 잔에는 4mg이 들어있다고 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자료에서 콜드브루 커피는 카페인 성분이 아메리카노에 비해 4배 이상 많다고 밝힌 바 있다.

아메리카노든, 드립 커피든 아니면 콜드브루든 각자의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기면 되지만 각 음료마다 맛과 향미는 물론, 카페인 함량이 다르니 자신의 건강 상태까지 고려해 즐기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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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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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성심대학 겸임교수,젬인브라운 카페,한국커피협회 이사,<신혜경의 커피톡>칼럼 연재중, 그린커피, 커피매니아되기1, 2 저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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