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텃밭 시작할 때 맨 먼저 체크할 부분은?초보 도시 농부를 위한 옥상 텃밭 Q&A
동화나라22. 05. 16 · 읽음 14,158

도시 농업이 활발한 시대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 농부 인구는 200만여 명에 이르고, 서울의 도시 농부 인구만 해도 100만 명이 넘었다고 하니,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지요. 이처럼 도시 농부가 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힐링의 측면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작물을 직접 키워 먹는 재미 그리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거리의 측면에서 도시 농업은 더없이 좋은 방식이지요. 도시 농업이 발전하며 형태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도시 농부 학교와 어린 농부 학교, 주말 농장, 도시 텃밭, 학교 텃밭, 테두리 텃밭, 도시 농부, 도시 양봉 등이 최근 10년간 성장했지요.

지난번까지는 초보 도시 농부가 가장 접근하기 쉬운 베란다 텃밭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또 다른 텃밭이 바로 옥상 텃밭입니다. 주로 단독 주택 옥상에서 가꾸는 텃밭이지요. 옥상과 화분, 식물 그리고 키우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충분히 옥상 텃밭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옥상 텃밭은 베란다 텃밭과는 다르고, 노지 텃밭과도 다릅니다. 작물을 키우는 환경마다 각각 다른 특징과 장단점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게 좋겠지요.

Photo by Markus Spiske on Unsplash

Q. 옥상 텃밭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부분은 옥상 바닥에 방수 타일이 깔려 있는지의 여부입니다. 만일 방수 타일이 깔려 있지 않다면, 텃밭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방수 타일 시공부터 해야 합니다. 방수 타일을 시공하지 않은 옥상에 화분을 두고 장기간 물을 주면, 집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대형 공사가 필요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여기저기 텃밭 수업을 다니다 이런 사례를 많이 보았습니다.

만일 방수 타일을 시공한 지 10년이 넘었다면, 방수 타일을 다시 시공한 후 텃밭을 조성해야 합니다. 옥상 텃밭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쉽게 놓치는 부분입니다.

Q. 옥상 텃밭을 처음 시작하는데, 주의할 사항이 있을까요?

A. 베란다 텃밭에 비해 옥상 텃밭은 노지 텃밭만큼이나 햇볕이 잘 듭니다. 통풍도 잘 되어 베란다 텃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식물을 키우기가 좋습니다. 대신, 온도가 올라가는 계절인 6~8월에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옥상 텃밭의 바닥입니다.

옥상 텃밭은 노지 텃밭과 달리 대부분 시멘트나 콘크리트 바닥이라,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이 되면 바닥이 지글지글 끓어오릅니다. 이때는 화분 안에서 자라는 식물도 버티기가 힘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옥상 텃밭에서는 여름철 달아오르는 바닥의 온도를 차단할 조치가 필요합니다. 작은 화분일수록 그냥 바닥에 두지 말고, 옥상 바닥 위에 벽돌을 쌓고 그 위에 화분을 놓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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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옥상 텃밭에서는 어떤 흙을 써야 할까요?

A. 베란다 텃밭에서는 살균된 상토를 사용합니다. 노지 텃밭은 흙 상태에 따라 작물이 잘 자라는 환경이 될 수도 있고, 잘 자라지 못하는 환경이 될 수 있지요. 작물이 잘 자라는 환경은 보통 사양토와 식양토 사이입니다.

사양토와 식양토는 모래와 점토가 적절한 함량으로 섞인 토양입니다. 작물이 뿌리내리는 토양 물리성이 뛰어나고, 물 빠짐이 좋으며, 보비력도 우수합니다. 보비력이란 거름기를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땅의 능력, 즉 땅이 물과 비료 성분을 가두는 힘을 말합니다. 좋은 토양이란 물 빠짐과 보비력이 좋으면서 작물이 뿌리를 쉽게 내릴 수 있는 토양입니다.

옥상 텃밭에서 상토만 사용할 경우, 물 빠짐은 좋지만 여름철 기온이 오르면 토양 속 수분이 전부 빠져나가게 됩니다. 때문에 작물이 오후 두 시만 되어도 시들시들해져서, 물 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노지 텃밭에 있는 흙을 옥상으로 옮겨온다면, 작물이 자라기에는 좋은 환경이 되겠지만 무게가 만만치 않습니다. 옮기기도 쉽지 않지요. 따라서 상토와 노지 텃밭 또는 산의 흙을 1 대 1 비율로 혼합하면 좋습니다. 사실 3 대 7 정도 비율이면 더 좋은 환경이 되겠지만, 1 대 1 정도로만 섞어주어도 작물이 자라기에 괜찮은 환경입니다. 여름철 흙 속 수분이 부족해 식물이 시들시들해지는 상황이 훨씬 줄어듭니다.

그 밖에 옥상 텃밭에 관해 알아야 할 사항으로는 화분 크기와 높이, 퇴비, 물 주는 시기 및 회수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작물을 심을 화분과 테두리 텃밭 직접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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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째 텃밭 농사를 짓고 있는 도시 농부 김명희는 '동화나라 도시농부'라는 닉네임으로 도시 농부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며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심는 대로 잘 자라는 텃밭>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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