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4절기의 6번째 절기 곡우가 찾아왔어요. 곡우는 곡식 곡자와 비 우자를 써서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본격적으로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죠. 그래서'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농사와 관련된 속담이 많다고 해요. 곡우에는 모내기를 위해 볍씨를 싹틔우기 시작한대요. 이때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불을 놓아 그 위를 건너면서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으로 들였다고 해요. 아니면 집 안에 와서 볍씨를 보지 못하게 했다고 해요. 이 부분을 보면 조상들이 얼마나 농사를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죠.
곡우에는 우리 주변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오늘도 함께 살펴보아요! 꽃샘추위는 3-4월에 시베리아 기단이 일시적으로 강해지면서 차가운 바람이 부는 현상을 말해요. 전체적으로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데, 갑작스럽게 찬바람이 남하하면서 서리가 내리기도 하고 농작물이 냉해 피해를 겪기도 하죠. 요즘 날씨가 따뜻하게 풀리고 있어서 방심했는데,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불어서 곤란하지 않으셨나요? 꽃샘추위는 4월이면 끝난다고 하니 그때까지만 견디자고요!

본격적으로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여러 들풀이 꽃을 피우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꽃마리는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절대 찾을 수 없는 꽃이에요. 꽃마리의 꽃은 지름 2mm로 매우 작아요. 꽃마리는 꽃이 말려서 핀다고 해서 꽃말이, 꽃마리라고 불려요. 이 꽃은 자세히 보면 레고에서 만든 장난감 꽃을 닮았죠. 물망초를 닮은 생김새 때문에 영어 이름은 korean forget me not이라고 해요. 꽃마리 잎을 짓이기면 오이 향이 나기 때문에 cucumber herb라고도 한다고 하죠. 학교 가거나 출근하면서 화단에서 꽃마리를 찾아보세요. 어렵지 않게 금방 찾으셔서 놀랄 거예요! 알면 더 많이 보인다고요~

우리에게 익숙한 가로수인 메타세쿼이아는 지금 연둣빛 새순을 조금씩 틔우고 있어요. 덕분에 도로변 높고 커다란 메타세콰이어가 연둣빛 점으로 물들어가면서 봄을 실감하고 있어요. 이런 메타세쿼이아 새잎이 자라면서 지난해에 열린 솔방울(구과)이 도로 위로 우수수 떨어지고 있어요. 이 구과는 오래되었기 때문에 거의 씨앗이 남아있지 않겠지만, 길 가다가 이 구과를 만난다면 가만히 손바닥 위에서 굴려보세요. 작은 조각 하나가 입술처럼 보이기도 하고, 장미 꽃잎처럼 포개어있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샐러드연맹 웅
식물을 사랑하는 동물들이 모인 랜선 공동체, <샐러드연맹>의 한국지부장. 24절기 계절을 전하는 뉴스레터, 식물알림장 발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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