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가드닝을 놀이처럼, 정원놀이 식물 디자인 레시피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이 리틀 포레스트
싸이프레스22. 04. 22 · 읽음 11,644

식물 디자인은 단순히 식물에 어울리는 화분을 고르고, 수형을 잡는 시각적인 작업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식물은 살아있는 생물이기에 건강하고 아름답게 자랄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 식물을 한 화분에 심는 합식을 할 때는 식물의 물 주기나 좋아하는 습도, 온도 같은 생장 환경이 비슷한 것끼리 모아서 심어야 건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생장 환경이 비슷한 식물들을 추렸다면 그 안에서 질감이나 컬러를 고려해 디자인 방향을 잡아갑니다. 무게감 있게 자리를 지키는 풍성한 식물 곁에 포인트 컬러를 줄 수 있는 식물을 합식하면 작품을 보는 재미가 더해지죠.

홈가드닝을 놀이처럼 즐길 수 없을까요? 소소한 질문에서 시작해 망원동 한 편에 작은 식물 작업실을 꾸린 작가 정원놀이를 소개합니다. 프라이팬, 찻주전자처럼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재료에 반짝이는 영감을 한 스푼 더하여 식물 디자인 레시피북을 썼죠. 지금부터 그로로에 살짝 보여드릴게요.

© 최정원

안녕하세요, 정원놀이 최정원입니다.

저는 CF를 제작하는 프로듀서로 일하던 중 식물과 화분, 다양한 돌들을 이용해 디자인하는 일에 큰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식물 생활에 입문하였습니다. 가드닝을 놀이처럼 즐기자는 모토로 브랜드정원놀이를 런칭하여, 망원동에 작은 식물 작업실을 차리게 되었죠. 단순히 식물을 기르는 행위를 넘어서,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정원을 디자인하고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한 쉬운 가드닝과 즐거운 가드닝을 추구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드닝을 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클래스도 진행하고 있어요. 저서로는 <정원놀이의 식물 디자인 레시피>가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생장에 적합한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요.

왼쪽은 살아가는 환경이 비슷한 고사리류 식물을 합식한 디자인입니다. 풍성한 식물을 합식할 때는 모아 심었을 때 각각의 특징이 잘 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른쪽은 파피루스와 칼라디움 칸디덤을 합식한 디자인인데요. 이집트 나일강을 중심으로 습지에서 자라는 파피루스,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고향인 칼라디움 칸디덤은 습한 환경을 좋아해 함께 수경재배로 키울 수 있죠.

무엇이든 화기가 될 수 있어요.

식물로 디자인을 하다 보면 무에서 유를 만든다고 할 정도로 많은 고민 끝에 작품이 탄생할 때도 있고, 갑자기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작업을 멈출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를 요하는 작업이다 보니 힘들 때도 있지만, 결과물을 낼 때의 짜릿함 때문에 다음 작업이 기대됩니다.

꼭 기성품으로 나오는 화분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소재로 리싸이클 프로젝트를 구상하곤 합니다.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출 수만 있다면 ‘화분’의 개념으로 바라볼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생각의 전환은 제약이 아니라 식물 디자인을 더 재미있고 새롭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틀에 박히지 않은 생각 자체가 큰 영감이 되니까요. 다양한 재료로 신선한 시도를 할 수 있고, 평범하고 익숙한 것이 특별함으로 탈바꿈하는 순간의 짜릿함도 느낄 수 있답니다.

프라이팬을 활용한 식물 디자인 © 최정원

미니 프라이팬을 활용해 계란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어느 날 문득 계란 프라이를 하다 탱글탱글한 노른자를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노란빛이 감도는 동그란 금황환으로 달걀노른자를 표현하고, 밝은 마감재로 달걀흰자 같은 느낌을 냈어요.

종이 상자 리싸이클 디자인 © 최정원

선물 받은 핸드크림의 패키지가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예뻐서 어울리는 식물을 찾아서 식재해보았습니다. 튼튼한 종이 재질이라 비닐로 방수 처리를 하면 화기로 사용해도 부족함이 없답니다. 꼬불꼬불 말린 탱탱한 잎을 가진 호야 콤팩타는 촉을 분리해 하나는 돌에 붙여서 똑바로 선 수형으로, 다른 하나는 패키지 밖으로 기어 나가는 듯한 수형으로 재미있게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끼만으로도 충분한 플랜테리어

집에 식물을 키울 공간이 넉넉하지 않거나 광량이 약간 부족하다면 이끼를 활용한 테라리움을 추천합니다. 이끼는 어느 정도 밝은 실내에서 습도를 잘 유지해 주면 무리 없이 관리할 수 있습니다. 이끼의 생김새는 생각보다 다양해서 이끼로만 작업을 해도 다채로운 디자인의 테라리움을 만들 수 있답니다.

화기의 입구가 좁을수록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고 집중력을 요합니다. 식물을 심고, 돌을 배치하고 나면 나머지 공간은 마음처럼 손이 잘 안 들어가져서 숨을 참은 채로 조심스레 넣기도 해요. 아마 한 작품 끝내고 나면 배가 고플지도 몰라요. 크기가 작다고 해서 볼품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작은 작품이라도 진심이 담기면 더 값지게 보인답니다. 나만의 작은 정원이 주는 기쁨을 만나보세요.

유리로 된 티팟을 보고 재미있는 테라리움 디자인을 떠올렸습니다. 유리컵을 이중으로 끼울 수 있는 형태로 외부에서 바라보면 작품이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이 날 것 같습니다. 이끼가 나무가 되고 풀밭을 이루고, 작은 돌이 절벽이 되어 작은 유리컵 안에 자연의 풍경 한 조각이 담겼습니다. 투명하게 들여다 보이는 옆면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도록 컬러가 대비되는 흙과 마감재를 층층이 쌓아주었습니다.

브라사다 오렌지 딜라이트 이끼볼 디자인 © 최정원

착생난의 뿌리에 바크나 수태 등을 채우고 이끼로 덮어 공처럼 만든 이끼볼은 그 자체로 식물에게는 살아 숨 쉬는 촉촉한 화분이 됩니다. 반점이 있는 화사한 오렌지 빛깔의 꽃을 피우는 브라사다 오렌지 딜라이트를 이끼볼로 만들어 자체의 매력을 오롯이 보여주는 디자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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