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은 유리로 된 용기, 즉 실린더나 자(jar) 혹은 어항 안에서 화초를 키우는 것을 말합니다. 유리 용기 안에서 곤충이나 파충류를 키우면 비바리움, 물고기를 키우면 아쿠아리움이라고 하지요.
유리 재질의 화기는 관상용으로 예쁘지만 사실 식물이 살기에는 별로 좋지 않은 환경입니다. 유리 재질의 특성상 통기가 되지 않고 외부 환경과 단절되기 때문에, 작업할 때 흙을 많이 사용하지 말고 적게 채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한 한 많은 공기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테라리움에 쓰는 흙은 일반적인 배양토, 즉 혼합토를 쓰기도 하지만 수태이끼, 혼합토, 부엽토를 섞어서 쓰면 더욱 관리하기가 좋습니다.
물 구멍이 없는 유리 화병은 물 빠짐이 순조롭지 않아 흙에 곰팡이가 생기거나 썩는 경우가 있고, 녹조가 끼는 경우도 생깁니다. 따라서 물을 줄 때 양을 잘 조절해서 주고, 유리 안에서 기화되어 습기가 잘 순환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물을 줄 때는 물 주기의 폭을 넓혀서 주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빛입니다. 자연 햇빛은 테라리움을 두는 위치에 따라 너무 세거나 혹은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광보다는 오히려 인공 광원을 통해 빛을 적당히 공급해준다면 비교적 오래 키울 수 있습니다. 인공 빛으로 인해 기화 현상이 나타나면서 습도도 더욱 잘 유지될 수 있습니다. 즉, 인공 빛을 통해 수증기가 발생하고, 그 수증기가 습도를 유지시켜줍니다. 테라리움에서는 습도를 어느 정도 높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식물이 테라리움 환경에서 살 수는 없기 때문에 테라리움에 적합한 식물인지 먼저 체크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테라리움에 들어가는 식물은 대부분 성장 속도가 느린 식물, 그리고 높게 크는 식물보다는 옆으로 크는 성질의 식물이 적당합니다. 옆으로 느리게 자라는 식물을 가지치기 하면서 수형을 만들어가며 관리해주면 됩니다.
습기를 좋아하는 고사리과 식물은 물을 줄 때 습도 유지를 위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반대로 물을 가끔씩 줘도 되는 선인장이나 다육 종류의 식물은 너무 습하지 않도록 신경 써줘야겠죠.
사실, 유리 안에서는 식물이 분갈이가 필요해질 정도로 자라기 쉽지 않습니다. 그 부분을 제외하면 테라리움도 식물을 심고 키우는 데 있어 기본은 같습니다. 바로 빛과 물, 바람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오주원
실내 가드닝 스튜디오 틸테이블 대표. 2007년 시작된 틸테이블은 아름다운 화기와 디자인 식물을 중심으로, 공간 스타일링과 플랜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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