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식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난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다른 사람을 위한 선물로 많이 소비되던 식물이었는데, 이제 나를 위한 선물로 구매하는 손님이 적잖이 늘었다. SNS에서 자신의 공간을 멋지게 연출하고 사는 이들의 게시물을 보면 그 안에는 십중팔구 식물이 자리하고 있다. 보는 눈이 높아질수록 플랜테리어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지는 탓이기도 할 것이다.
플랜테리어 팁에는 어떤 게 있을까? 플랜테리어란 결국 식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제공해 식물이 잘 자랄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해가 덜 들어오는 곳에는 적은 빛으로도 잘 자라는 식물을,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에는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틀어주거나 식물을 환기가 잘 되는 곳으로 옮겨주는 게 기본인 것이다. 그러니까 플랜테리어 팁 중의 팁은 바로 식물을 잘 아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테리어를 잘 해놓는 것과는 달리 플랜테리어는 예쁜 식물을 배치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관리라는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식물을 가꾸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기본적인 것만 숙지해도 식물 키우기는 생각보다 수월하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성취감이 높다고 할까? 물만 신경 써서 줬을 뿐인데 새 잎이 나고, 선풍기 바람 몇 번 쐬어줬을 뿐인데 또 새 잎이 난다. 그러니 지금 딱히 이렇다 할 취미 생활이 없다면, 식물을 취미 생활로 삼아보기를 추천한다. 아주 조금만 공부해도 식물을 가꾸는 일이 훨씬 쉬워지는데, 이를 통해 식물과 함께 하는 삶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면 이만큼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취미 생활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취미가 식물이 되고 나면, 적재적소에 맞는 식물을 배치하고 관리하는 게 일상이 되고 그것이 바로 플랜테리어가 되는 것이다. 시작은 작아도 괜찮다. 내 책상 위에 작은 화분, 테이블야자 하나부터 시작해보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물을 주면 되는데, 한 달쯤 지나면 고맙게도 새 잎을 보여준다. ‘이 정도의 관심만으로도 식물을 잘 키울 수 있구나. 사실은 내가 식물을 못 키우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렇게 하나 둘 늘려가면서 천천히 식물을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면, 단순히 물을 주는 것 이상의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식물을 키우는 일의 아름다움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헤르만 헤세의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 첫 페이지의 구절로 이번 글을 끝맺고자 한다.
권지연
조경 디자이너 권지연은 플랜테리어 스튜디오 위드플랜츠를 운영하고 있다. 실내외 조경 디자인, 플랜테리어 스타일링, 워크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며 <오늘부터 우리 집에 식물이 살아요>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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