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겨울을 날까?겨울철 곤충이 따뜻한 체온을 유지하는 최적의 장소는?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22. 11. 25 · 읽음 2,285

몇몇 종류의 곤충의 경우 다 큰 녀석들은 첫서리와 함께 사라진다. 그러나 그냥 죽는 게 아니라 후대를 위한 대비 조치를 해놓고 죽는다. 알을 땅속에 저장한 다음 거기서 봄에 새로운 애벌레가 나오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곤충들은 한 세대 동안 애벌레나 번데기 형태로(대개 마찬가지로 땅속에서) 쉰 다음 그다음 철에 계속 성장 발달을 하기도 한다.

모든 곤충이 추위가 온다고 죽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변온동물이 일종의 저온경직 상태에 빠진다. 게다가 이들은 당분 축적으로 체액 내에 일종의 부동액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얼음장 같은 추위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오히려 겨울철의 습기와 온화한 날씨다. 습기는 일반적으로 곰팡이가 생장하는 데 유리하며, 곰팡이는 잠자는 곤충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다. 

개미는 둥지를 더 깊은 땅속으로 옮겨 강력한 영하의 날씨를 피한다. 그러나 추위는 개미들도 무기력하게 만든다. 무당벌레는 추위를 덜기 위해 안전한 장소에 모여 군체를 형성한다. 몸을 서로 달라붙게 해서 추위를 이기는 것이다. 

© i-Stock 

벌은 겨울철에 가장 많이 움직인다. 그것 말고는 달리 버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날아다니며 움직이는 게 아니라 몸을 포도송이처럼 다닥다닥 붙여(벌들이 이런 구상의 형태로 무리를 이루는 모양을 봉구(球)라고 한다_옮긴이) 서로 비벼대면서 겨울 내내 몸을 떠는 방법을 쓴다. 이렇게 함으로써 온기를 만들어내는데, 그 온도는 우리 인간도 안락감을 느끼는 섭씨 20도다. 

유감스럽게도 식물에 해를 입히는 몇몇 벌레도 살금살금 겨울을 난다. 협죽도, 브루그만시아 및 레몬나무가 겨울을 나는 지역이 해충들에게는 최적의 장소다. 날씨가 서늘하고 어둑어둑하면 우리는 이들의 존재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러나 빛의 양이 많아지고 온도가 올라가면 이 불청객들이 금방 눈에 띈다. 이미 급속히 증식했기 때문이다. 이 해충들은 결국 잘 차려진 식탁 한가운데에서 사는 셈이다. 깍지진디, 가루깍지벌레 그리고 응애는 겨울을 너끈히 나는 전형적인 해충들이므로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새 세대가 나타나기 전에 살피는 것이 가장 좋다.

이 시리즈는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애플북스)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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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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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Andreas Barlage)의 저서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는 정원과 화분을 가꿀 때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 일러스트와 함께 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친절한 식물학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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