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은 마르면 수축될까? 물이 토양에 주는 영향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22. 10. 24 · 읽음 214

마르면 모든 게 다 수축한다. 살구도, 얼굴 피부도, 딜(Dill)도, 말랑말랑한 쿠키용 반죽도 수축한다. 토양도 예외가 아니다. 물은 세포를 팽팽하게 만들고, 무생물은 부풀게 한다. 수많은 토양의 경우 수축 현상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토양이 단단하고 성긴 공극 구조를 갖고 있으면, 물이 빠져나간 뒤에는 표면이 바삭바삭해진다. 

하지만 토양이 매우 단단한 양토질(점토가 30퍼센트 내외 포함된, 경작에 좋은 토질_옮긴이) 내지 점토질(점토 비율이 50퍼센트 이상인 토양_옮긴이)이면 수축 현상이 아주 뚜렷이 보인다. 토양 속에 물이 충분히 있는 한 이 토양은 어느 정도 균질적인 덩어리로 보인다. 토양이 마르면 물의 공기 쪽 경계면이 작아지고 그곳에 압력 차이가 생겨난다. 이 차이로 인해 물은 모세관 내에서 상승한다. 이때 생겨나는 물과 공기의 접촉면의 만곡은 토양의 공극이 작을수록 그만큼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양토의 경우 이 공극이 작다. 토양 입자는 이로 인해 강하게 수축되어 갈라짐 현상이 일어난다. 동시에 토양 덩어리는 돌처럼 단단해진다. 그런 상태에서는 식물이 남아 있는 물에 접근하지 못하며 뿌리도 거의 자라지 못한다. 말라 죽는 상황인 것이다. 

© dylan de jonge on Unsplash 

자기 집 정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넉넉하게 물을 대줌으로써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물을 준 직후에는 그 물이 똑같은 방식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멀칭을 해줄 수 있다. 여기에 다시 격언이 등장한다. ‘땅은 덮어주라!’ 식물로 덮어줄 수 없다면 멀치로라도 덮어주라는 것이다. 어머니 대자연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벌거벗은 채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법이니 말이다.

이 시리즈는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애플북스)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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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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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Andreas Barlage)의 저서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는 정원과 화분을 가꿀 때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 일러스트와 함께 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친절한 식물학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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