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찌꺼기는 정말 좋은 비료일까? 좋은 비료로 쓸 수 있는 커피 찌꺼기를 만드는 방법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23. 05. 13 · 읽음 103,669

물론이다. 그렇지만 퇴비로 사용할 때, 즉 두엄더미에 버릴 때는 가급적 여과지 비율이 크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또 직접 토양에 뿌릴 때는 여과지를 제거한 커피 찌꺼기만 퇴비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차 종류의 찌꺼기도 마찬가지다. 커피와 차의 찌꺼기는 다름 아닌 잘게 부수어진 식물성 물질로, 뜨거운 물을 한차례 뒤집어썼을 뿐이다. 이들은 사람이 먹는 음료로 제공되었으니 토양이나 식물에 유해한 물질을 내놓지 않는다. 

커피와 차의 찌꺼기는 토양 유기체를 끌어들이고, 이 유기체들은 곧장 분해 작업에 들어간다. 유기물 속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들이 바깥으로 나오고 식물들은 이를 활용한다. 커피의 경우 눈에 띄는 점은 질소 함량이 비교적 높다는 사실이다. 커피콩을 볶는 과정에서 단백질이 대부분 파괴된 상태지만 그래도 그 구성 성분은 아직 남아 있다. 볶기 과정의 또 다른 결과는 휴믹(humic)산이 방출된다는 점이다. 이 산은 토양에 가벼운 산화작용을 일으킨다. 

© i-Stock 

커피 찌꺼기를 직접 토양 안에 넣어주어도 된다. 커피 찌꺼기를 뿌린 다음 식물 주위를 갈퀴로 직접 긁어주는 것이 가장 좋다. 커피는 이런 식으로 분해되어 좋은 퇴비가 된다. 날마다 커피를 우려 마신 후 곧장 정원으로 달려가 필터를 털어낼 생각이 없다면 커피 찌꺼기를 작은 통에 모아두면 된다. 하지만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찌꺼기 덩어리가 너무 두툼하게 층이 지거나 습기가 차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곰팡이가 슬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커피 찌꺼기를 저렴한 퇴비로 모으는 일은 다른 측면에서 생태적으로 도움이 된다. 커피를 여과지에 담고 거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내야 한다면, 디자이너가 제작한 전자동 커피 추출기에 일회용 패드형 커피나 환경에 극도로 유해한 알루미늄 캡슐을 끼워 넣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손으로 직접 물을 부어 우려낸 커피가 더 맛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런 커피가 환경에까지 도움이 된다니, 맛 이외에 또 하나의 장점을 내놓을 수 있게 돼서 무척 기쁘다.

이 시리즈는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안드레아스 바를라게 지음, 류동수 옮김, 애플북스)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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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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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원예학자이자 식물학자인 안드레아스 바를라게(Andreas Barlage)의 저서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 싶었어>는 정원과 화분을 가꿀 때 꼭 알아야 할 식물 이야기를 담았다. 식물 일러스트와 함께 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친절한 식물학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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