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음자연휴양림 차가운 마음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숲
루피맘22. 10. 27 · 읽음 5,131

그 숲에 들면 따스해진다. 산의 그늘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음(陰)도 양(陽)으로 바꾸는 신비한 곳. 개구쟁이 녀석들이 물장구치며 맘껏 논다. 다정한 연인은 낭만적인 캠핑을, 노부부는 자식들과 황혼을 사진에 담는다. 덤으로 우리 집 막내 댕댕이도 촐랑촐랑 뛰어논다. 모두 그 숲에서 가능한 따스한 장면이다. 
산음자연휴양림은 경기도 양평이 아니라 강원도 어디쯤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래야 가는 동안의 여정을 수긍할 수 있다. 특히, 산음리 마을 길은 꽤 좁아서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 아띠울펜션 앞에서 길이 갈린다. 오른쪽으로 가면 기존 휴양림 지구이고 왼편 산길로 접어들면 새로 조성된 ‘반려견 동반 객실 지구’로 간다. 이 산길이야말로 운전 미숙이면 큰일 나는 길이다. 조심하자. 깊은 산속에 숙박 시설과 애견 놀이터와 운동장이 있다. 모처럼 바깥공기 마시며 강아지들과 뛰어노니 견주는 욕심날 만한 장소다.   

산음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 안윤정
산음자연휴양림 숲속의 집 ⓒ 안윤정
휴양림 잣나무 아래에서의 캠핑 ⓒ안윤정
휴양림 잣나무 아래에서의 캠핑 ⓒ안윤정
휴양림 뒤로 솟은 봉미산 ⓒ 안윤정
휴양림 뒤로 솟은 봉미산 ⓒ 안윤정

산음의 산은 용문산이다. 용문산 그늘 아래 있지만 산음 휴양림에서 오를 수 있는 산은 봉미산(856m)이다. 휴양림은 그 산 아래 계곡을 따라 길게 자리한다.  제일 위쪽에 숲속의 집 20여 동이 들어서 있는데, 3인실·4인실·8인실 등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8인실이 많아서 산음 휴양림에서는 아이부터 조부모까지 삼대가 산책하는 흐뭇한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울긋불긋 산을 병풍 삼아 가을 밤, 고소한 냄새를 피우며 모처럼 부모님께, 아이들에게 웃음꽃을 선물한다.
산음 휴양림 야영장도 낭만적인 장소다. 입구 쪽 제1야영장은 평범한 모습이나 계곡이 가깝고 시원스럽다. 잣나무 숲이 손짓하는 제2야영장은 캠퍼들이 열광하는 곳이다. 쭉쭉 뻗은 잣나무 아래, 하룻밤 한뎃잠을 청한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드는 아침,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잣 잎 쿠션도 훨씬 견고해졌다. 엄마 아빠가 철수하는 동안, 덱 위의 꼬마들은 일광욕을 즐긴다. 다소 쌀쌀한 가을밤공기도 연인의 낭만 캠핑을 방해할 수는 없었으리라. 고독한 솔로 캠핑을 즐긴 아저씨도 잣숲에서 따스한 기운을 듬뿍 받고 간다. 

산음휴양림의 숲속 산책 덱을 걷는다. ⓒ 안윤정
산음휴양림의 숲속 산책 덱을 걷는다. ⓒ 안윤정
단풍에 물든 휴양림 산책로 ⓒ 안윤정
단풍에 물든 휴양림 산책로 ⓒ 안윤정
소원을 빌며 하나씩 올려놓은 돌 ⓒ 안윤정
소원을 빌며 하나씩 올려놓은 돌 ⓒ 안윤정

산음휴양림은 산책하기 참 좋다. 국내 1호 치유의 숲이자 최초의 숲 해설 코스가 산음 숲에 있다. 2야영장에서 내려오면 덱 로드가 시작된다. 지그재그로 숲을 천천히 음미하며 걷는다. 쭉쭉 뻗은 잣나무 몸짓을 따라 스트레칭도 해본다. 덱로드가 끝나면 산림치유센터가 나온다. 예약을 하면 숲 체조, 명상, 오감 체험 등 다양한 치유프로그램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치유센터를 지나 계곡을 건너면 본격적인 숲길이 시작된다.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로운 숲, 단풍들의 화려한 손짓으로 마음이 따스해진다. 소원바위에서 소원도 빌며 삶의 에너지를 얻어본다. 산책 나온 삼대 가족, 먼 훗날 가슴속에 남을 추억의 한 장을 산음에서 새기고 간다.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도토리 상회 ⓒ 안윤정
핸드드립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도토리 상회 ⓒ 안윤정
휴양림에 설치된 조형물 ⓒ 안윤정
휴양림에 설치된 조형물 ⓒ 안윤정

산음의 계곡도 숲만큼 알차다. 넓고 깊지는 않지만 물줄기 따라 시원함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산림문화휴양관 앞과 제1야영장 쪽 계곡이 놀기 좋다. 층층 계곡마다 아이들의 물 싸움하는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진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매표소 앞 정겨운도토리 상회도 들러보자. 마을 농산물 직판장 겸 카페이다. 귀농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 한 잔에서 숲속 향기가 느껴진다. 산음리 표고버섯도 한 봉지 구매해 산음의 여운을 두고두고 음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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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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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휴양림, 캠핑 여행의 전도사이자 여행 작가로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에 발도장을 찍고 있다. 저서로 < 우리는 숲으로 여행간다 > < 캠핑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 < 숲에서 놀자 >(공저) 등이 있으며, 각종 매체에 숲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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