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식하면 정말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다?1일 1식의 함정을 조심하세요
gsunnism23. 01. 02 · 읽음 1,051

하루 세 끼 식사 습관이 몸에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끼만 먹어야 더 건강할 수 있다는 1일 1식 열풍이 불었던 것이 벌써 10년 전입니다.  다이어트 좀 해봤다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해봤을 1일 1식은 요즘 공복 시간:식사 시간=23:1 형태의 간헐적 단식으로도 불리는데요. 1일 1식을 한다던 환자들을 진료실에서 몇 년째 만나고 있으니 이게 과연 체중 감소에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이전 글에서 간헐적 단식은 일종의 디톡스 요법으로, 체내 영양소가 부족한 상황이 되면 우리 몸은 불필요한 세포 노폐물을 스스로 청소하고 제거해 신체 에너지를 얻는 ‘자가포식’을 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식이 제한은 여러 연구를 통해 수명과 건강 수명을 늘리는 인자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1일 1식은 소식과 간헐적 단식을 통해 공복 시간을 늘려 장수 유전자라고 불리는 ‘시르투인’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염증과 혈관 손상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또한 과식할 때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생성되지 않아 세포 손상을 줄여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되며,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량과 칼로리 또한 많이 줄기 때문에 과체중이나 비만인 경우 단기간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평소 야식, 과식,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인해 소화 장애를 겪는 경우에는 식습관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20시간 이상 공복이 지속될 경우 우리 몸은 이를 위기 상태로 인식합니다. 생존을 위해 기초대사량을 줄이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더 축적하려고 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하는 대로 지방이 쉽게 쌓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공복이 잦으면 식욕 촉진 호르몬의 분비가 촉진되고, 포만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탄수화물, 지방, 고칼로리 음식이 당기게 됩니다. 다이어트 시 자제해 할 음식을 오히려 더 많이 먹게 되면서 요요 현상을 겪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영양학적으로 보면, 식이섬유는 하루 25그램 정도 섭취해야 만성 질환을 예방하고 건강 상태를 최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하루 한 끼 식사로는 이와 같은 양을 채우기 어려우므로 다양한 영양 성분 권장량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iStock/Rocky89

사실 1일 1식에는 큰 함정이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배고플 때 괜스레 짜증이 치밀어 오르거나 예민해진 경험, 다들 있지요?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뇌 활동 둔화, 피로감, 두통 등이 일어나면서 ‘hungry(배고픔)’과 ‘angry(화난)’의 합성어인 ‘행그리(hangry)’ 즉, 배가 고파서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행그리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빈도가 높은데, 임신과 출산 때문에 남성보다 규칙적으로 음식을 찾고 영양 성분을 저장하는 유전적 습성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 1일 1식이나 간헐적 단식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이 대부분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여성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사실 미지수입니다.

장기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점과 ‘1일 1고칼리 폭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1일 1식보다 권장되는 식이요법은 12시간 내에만 먹는 ‘시간 제한 다이어트’입니다. 가령 아침 8시에 첫 끼니를 먹었다면 저녁 8시까지 총 12시간 안에 음식을 먹고 나머지 12시간은 음식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특히 비만인 사람들이 많이 갖고 있는 나쁜 습관 중 하나인 야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에서도 효과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행그리하지 않고 모두의 평화를 위해 1일 1식은 단기간만 하고 꾸준한 운동과 식이 조절로 숫자에 집착한 ‘체중 감량’이 아닌 ‘체지방 감량’을 위한 긴 다이어트 여정을 꾸려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2
gsunnism
팔로워

“세 살 영양, 여든 간다.”는 어머니 말씀을 실천 중인, 건강한 내일을 위해 늘 고민하는 일상 주치의 배지선입니다.

댓글 2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