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찌면 땀이 더 많이 난다? 살과 땀과 운동의 상관관계
gsunnism23. 03. 05 · 읽음 2,075

푹푹 찌는 여름, 흘리는 땀만큼 살도 빠지면 얼마나 좋을까 실없는 생각이 듭니다. 외부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비만인 사람이 유독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본 적이 있을 텐데요. 물론 내가 직접 경험할 수도 있겠지요. 저도 원래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은 아닌데, 더워서 그런 건지 아니면 여름 동안 많이 먹어서 그런 건지 체중이 늘면서 평소보다 땀이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살이 찌면 땀이 더 많이 날까요? 

건강의 바로미터, 잔병치레를 감시하는 초병이라고도 불리는 땀은 우리 몸의 체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운동 후나 더운 곳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신진대사에 의한 자연스러운 작용입니다. 그런데 비만으로 피하지방이 증가하면 두꺼운 지방층이 일종의 단열 효과를 내기 때문에 체온이 상승할 때 열을 내보내기 어려워 땀이 나기 쉬워집니다. 또 비만한 사람은 마른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표면적(체중 대피 피부의 총면적)이 작기 때문에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더 많이 흘립니다. 

비만 외에 갱년기 장애나 자율신경계 기능의 문제로 땀 분비에 이상이 생기거나 갑상선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도 대사가 빨라져서 땀을 많이 흘릴 수 있습니다. 구강 건조에 사용되는 약물, 원형 탈모증이나 장마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 알츠하이머 치료제, 항우울제 등에 의해서도 땀이 많이 날 수 있습니다. 살이 쪄서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하지만 반대로 근력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량이 많아지면 기초대사량이 높아지고 에너지 소모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땀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Photo by Tomasz Woźniak on Unsplash

그렇다면 살을 빼겠다고 사우나나 찜질방에서 땀을 흘리고 실제로 체중이 줄었다는 사람들도 있는데, 땀을 많이 흘리면 살이 빠질까요? 온열로 인해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땀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몸속에 축적된 납, 카드뮴 등을 함께 내보내는 해독 효과는 있을 수 있습니다. 땀샘에서 배출되는 땀도 이러한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지만 더 좋은 땀은 콜레스테롤, 피하지방과 같은 여분의 기름과 피로의 원인이 되는 젖산, 몸속에 축적된 다양한 화학물질이 포함된 피지샘에서 나오는 땀입니다. 따라서 운동을 해서 에너지를 소모한 것이 아니라 체온 조절에 의한 발한 작용은 지방을 연소해 사용한 것이 아니므로 사우나로 흘린 땀과 체중 감량에는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운동할 때 ‘땀이 날 정도로 하라’는 것은 중강도의 운동을 할 때 땀을 일종의 간접지표로 보기 때문인데요. 여러 건강 증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주일에 최소 150분에서 300분의 중강도 운동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중강도 운동은 10분 정도 운동을 하면 땀이 날 정도의 강도를 말하며, 심장박동과 호흡이 빨라지지만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수준으로 시간당 4킬로미터 속도로 걷기, 천천히 달리기 등이 해당합니다. 그러나 운동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에겐 천천히 달리기도 고강도 운동이 될 수 있고 운동 경력자에겐 상대적으로 약한 강도의 운동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운동 경력과 체력, 현재 컨디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땀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 조건이며 몸에 좋은 땀은 쾌적한 온도에서 자연스럽게 흐르는 땀입니다. 살과 땀으로 시작해서 기승전 운동으로 귀결되는 느낌이지만 우리는 사실 답을 알고 있으면서 외면해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살이 찌면 땀이 더 많이 나고 운동해서 땀을 흘려야 살이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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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영양, 여든 간다.”는 어머니 말씀을 실천 중인, 건강한 내일을 위해 늘 고민하는 일상 주치의 배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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