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식집사에게 추천하는 책책 읽어주는 가드너의 추천 도서 2편, <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
박원순23. 01. 26 · 읽음 3,956

<글로스터의 홈가드닝 이야기>(글로스터 지음, 아피스토 그림, 미디어샘)는 홈가드닝을 즐기는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식집사로서 평소에 식물을 기르며 불편했던 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큰 도움이 되는 팁을 많이 얻을 수 있다. 가령 높은 습도를 좋아하는 열대 반려식물을 위한 유리 장식장, 식물에게 유익한 빛의 파장에 따른 올바른 식물 조명 활용법, 실링팬, 서큘레이터 등 상황에 맞는 적절한 환기 방법뿐 아니라 토분과 슬릿분 등 여러 화분의 특장점도 배운다. 토분이라도 저화도, 고화도, 중화도 등 제조 방법에 따라 물마름과 내구성이 다르다고 하니 알아두면 쓸모 있는 지식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흙과 토양 재료에 대해 정리한 정보들도 큰 도움이 된다. 녹소토와 적옥토, 동생사, 산야초처럼 늘 혼란스럽기만 한 이름들에 대한 꼼꼼한 정리와 설명이 고맙다. 줄기를 굵게 하고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칼륨, 개화와 결실, 신초 생성에 필요한 인산, 건강한 잎을 위한 질소 등 비료에 대한 기본 지식뿐 아니라, 과연 앰플 비료를 사용해도 효과가 괜찮은 건지, 집 안에서 농약을 사용해도 되는지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보았음직한 문제에 대해 저자는 자신의 산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답변을 내놓는다. 가령 진딧물, 온실가루이, 뿌리파리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화분 흙 위에 코니도 입제를 한 티스푼 정도 뿌려 주면 좋다고 한다. 평상시 이들 해충으로 골머리를 앓는 홈가드너들에게 이 같은 팁은 큰 도움이 된다. 

ⓒ iStock/TYNZA

알루미늄 커피통, 비타민 음료병, 소주컵, 테이크아웃 커피 컵 등 식물을 번식할 때 사용하는 각종 재활용 용기들과 뿌리가 잘 나게 하는 약제들, 작은 식물에 사용하는 스포이드형 물조리개, 삽수 고정을 위한 피자 삼발이 등에 관한 이야기에 눈이 반짝거린다. 저렴한 비용으로 장만할 수 있는 이들 도구와 함께 곰팡이, 세균 퇴치용으로 필요한 과산화수소, 그리고 칼, 가위 소독에 필요한 에탄올 같은 약제도 소개한다. 

ⓒ iStock/Anna Korneva

다양한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일러스트도 이 책의 매력. 뿌리 찢기, 런너 번식, 줄기 번식 등 식물 번식에 관한 부분도 재미있다. 수백 종에 이르는 다양한 필로덴드론 종류, 몬스테라, 알로카시아, 칼라디움 등 요즘 플랜테리어로 주목받고 있는 식물 가꾸기와 번식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귀한 품종은 삽수 하나도 고가에 거래된다고 하는데 이 책의 자세한 번식법을 알고 나면 누구나 쉽게 번식하여 지인들과 나눌 수 있을 듯하다. 단지 돈벌이를 위한 식테크가 아니라 좋은 반려식물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가드닝 활동이 될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반려식물에 관한 책들이 많이 쏟아져 나왔지만, 이 책은 식물 인플루언서인 저자의 10년 홈가드닝 노하우를 완성도 높게 담아내 읽는 즐거움과 정보를 습득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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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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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원예학과 졸업 후 미국 롱우드가든에서 국제정원사양성과정을 이수하고 델라웨어대학교 롱우드 대학원에서 대중 원예를 전공했다. 제주 여미지식물원, 에버랜드 꽃축제 연출 기획자를 거쳐 현재 국립세종수목원 전시기획운영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에 <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 100>, <식물: 대백과사전>, <가드닝: 정원의 역사>, 지은 책에 <나는 가드너입니다>, <식물의 위로>, <미국 정원의 발견>, <가드너의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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