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마의 여왕, 라벤더 오일긴장을 풀어주고 내면의 솔직함을 끌어내는 향기
아인22. 11. 17 · 읽음 1,323

라벤더 오일은 아로마테라피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향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향기라고 생각하지만, 라벤더 오일의 원산지를 잘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삼도 어떤 지역에서 재배했는지에 따라 효능과 가격이 달라지는 것처럼 그 식물이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기후와 토질에서 재배해야 식물의 약리적 효능이 잘 발휘되기 때문이다. 라벤더 에센셜 오일은 프랑스 지중해 연안 지역, 고지대에서 자란 라벤더 꽃잎에서 추출한 것이 가장 제대로 약리적 효능을 발휘한다. 시중에서 구입한 라벤더 오일에 원산지와 식물의 학명이 표기되어 있지 않다면 라벤더의 인공적인 향기만 넣었을 확률이 높다. 라벤더의 학명(Lavandula angustifolia)을 표기한 에센셜 오일이어야 우리가 원하는 이완 효과를 느낄 수 있다.

Photo by Alexander Grey on Unsplash

라벤더라는 이름은 ‘씻어내다’는 뜻의 라틴어 ‘lavare’에서 유래했다. 고대부터 그 효과를 인지하고 목욕 시뿐만 아니라 상처를 깨끗하게 하고 천을 씻는 데에도 사용했다. 이처럼 수천 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라벤더는 아로마테라피에 사용되는 허브 중 가장 오래된 계보를 자랑한다. 중세 독일의 수녀 힐데가르드 폰 빙엔(Hildegard von Bingen)은 라벤더를 달여서 폐 울혈에 사용하고, 충분한 휴식과 숙면을 위해서 라벤더 목욕을 제안했고, 16세기 영국의 약초학자 토머스 컬페퍼(Thomas Culpepper)는 라벤더 꽃을 달인 물이 간질(뇌전증)과 현기증 또는 메스꺼움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주며 위장을 강화하고 간과 비장의 방해 요인을 제거한다고 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oyal Horticultural Society) 멤버이자, 약초재배자였던 모드 그리브(Maud Grieve)는 라벤더가 기절, 신경성 두근거림, 경련, 발작성 복통에 효과가 있으며 피로 해을 위해서는 몇 방울의 라벤더 오일을 이용한 뜨거운 족욕을, 두통, 신경통, 류머티즘, 치통 등의 완화를 위해서는 라벤더 오일을 바를 것을 권한다. 

ⓒ iStock/Madeleine_Steinbach

라벤더 에센셜 오일과 관련해 가장 유명한 일화는 프랑스의 화학자 르네 모리스 가테포스(René-Maurice Gattefossé)의 이야기일 것이다. 실험실에서 사고로 손에 화상을 입은 그는 바로 옆에 있던 라벤더 오일에 손을 넣었다가 통증이 완화된 것은 물론 상처까지 빠르게 치유된 것을 경험한다. 이후에 에센셜 오일을 깊이 연구해서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게 된다.

라벤더의 효능은 이쯤 해두기로 하자. 내가 끌리는 향기는 내 안의 부족한 것을 채워달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라벤더 향기가 끌린다면, 지금 자신이 내면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해 볼 수 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나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행동이나 표현일 수 있다. 과거에 얽매여 있거나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내재된 긴장감과 압박감은 불면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럴 때 라벤더 향기는 긴장을 풀어주고 솔직한 감정 표현을 유도한다. 낯선 사람과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과 솔직하고 편안하게 대화하고 싶다면 손바닥에 라벤더 오일 한 방울을 떨어뜨려 손바닥 마사지를 해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라벤더 향기를 통해 마음을 열어 진정한 자아를 마주하고 그것을 타인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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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 엄마이자 12년 경력의 요가강사로, 〈한국아로마요가협회〉를 운영하고 있다. 아로마에 대해 깊이 공부하면서 건강한 내면을 만드는 것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로마 요가, 아로마와 감정, 생활 속의 아로마 테라피, 키즈 아로마 테라피 관련 강의 및 컨설팅을 하고 있다. <마음 챙김, 아로마 테라피>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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