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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챔피언을 찾아라전 세계 주요 바리스타 대회와 한국 바리스타들의 위상
커피 산지의 올림픽에 이어 바리스타들이 경쟁하는 대회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바리스타들의 경쟁도 만만치 않습니다. 엄격한 심사를 거쳐 해마다 국가별 우승자와 세계 챔피언을 선별하죠. 커피 산업에서 가장 권위 있는 바리스타 대회와 한국 바리스타들의 성적을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바리스타들은 빙상의 김연아, 수영의 박태환, 음악의 BTS가 부럽지 않은 세계 최고의 실력과 인기를 자랑하거든요.
바리스타 대회 중에서 가장 유명한 대회는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orld Barista Championship, WBC)입니다. 월드 커피 이벤트(World Coffee Event, WCE)에서 주최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바리스타 대회입니다. 대회 참가자는 에스프레소, 밀크 커피, 창작 메뉴, 총 세 가지 커피 음료를 제공해야 하고, 준비 과정부터 추출, 시연까지 모든 과정을 심사위원 4명과 기술 심사위원 1명이 매의 눈으로 지켜봅니다. 생각보다 압박감이 만만치 않아서, 업계 최고의 바리스타들도 황당한 실수를 저질러 탈락하곤 합니다. 완벽한 에스프레소와 크리미한 카푸치노를 만들고, 다양한 음료를 응용한 창작 메뉴를 선보이며 자신의 커피를 설명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지요.
세계적인 바리스타 챔피언을 꼽아 보면, 영국의 대표 스페셜티 커피업체 스퀘어 마일(Square Mile)의 제임스 호프만(James Hoffman), 미국 최초의 챔피언이자 블루보틀의 코디네이터 마이클 필립스(Michael Philips), 호주의 최연소 챔피언 폴바셋, 한국 최초 세계 챔피언이자 세계 최장기 챔피언이었던 모모스 커피의 전주연 바리스타입니다. 전주연 바리스타는 한국인 최초의 세계 챔피언이자, 바리스타 챔피언 2연패를 달성하고, 부산 스페셜티 커피업체 모모스 커피의 사원으로 입사해서 대표이사까지 승진하며 한국과 세계의 모든 기록을 경신 중입니다. 그녀의 기록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한국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니다. 모모스 커피는 이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커피 업체로 손꼽힙니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이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 커피 대회라면,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발전과 더불어 핸드드립, 푸어오버, 브루잉 등 커피 추출법이 중요해지면서 등장한 것이 월드 브루어스 컵(World Brewers’ Cup, WBRC)입니다. 참고로 핸드드립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브루잉 커피라는 용어로 정리되었습니다. 월드 브루어스 컵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전 세계 다양한 바리스타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선 룰커피의 정인성 바리스타가 2012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에서 2위에 오르며 국내 바리스타 중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참여하는 월드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십(World Cup Tasters’ Championship, WCTC)이 있습니다. 컵 테이스터는 큐그레이더(Q-grader, 커피 맛을 평가하는 전문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지요. 대회는 세 종류의 커피를 여덟 세트 준비하고, 세트별로 다른 커피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당연히 맞힌 개수와 소요 시간이 제일 중요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16년 502커피 소속으로 세계 대회에 참여한 현 그로니 커피 대표 이동호 바리스타가 달성한 세계 대회 2위의 성적이 최고였습니다만, 2021년 대회에서는 한국인 출신 추경하 바리스타가 호주 대표(오나커피 소속)로 출전해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2022년 6월에는 먼스커피의 문헌관 바리스타가 드디어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월드 컵 테이스터 챔피언십에서 한국 바리스타의 실력은 현재 자타 공인 세계 최고입니다.
이외에 로스팅 대회, 라테아트 대회, 커피인굿스피릿(커피와 알코올을 더한 커피 칵테일) 대회도 열립니다. 바리스타가 참여하는 이들 대회는 예상보다 훨씬 열기가 뜨겁습니다. 엄청난 압박감을 견디고 대회에 도전하는 커피인 들의 모습을 옆에서 보면 숙연해지는 느낌까지 들죠. 바리스타 대회의 과정과 결과물은 커피 산업에도 빠르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노력으로 커피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수많은 바리스타와 대회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