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심긴 아스파라거스 나누스를 보고 ‘그린 스터너(green stunner)’라고 표현한 외국인 고객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말이 무척 신선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정말이지 동의할 수밖에 없는 표현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시선을 사로잡는 초록 멋쟁이라는 뜻이에요. 끊어질 듯 섬세하며 얇고도 짧은 앙증맞은 잎들이 가느다란 줄기에 달려 하늘거리는 모습은 모두의 시선을 훔치기에 충분하니까요.
요즘 식용 채소 아스파라거스 소비가 늘면서 이 멋진 인테리어 식물도 혹시 먹을 수 있는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옛날 축하 꽃다발의 단골 소재였던 그 이파리가 아니냐고 묻기도 하시고요.

전 세계에 걸쳐 아스파라거스는 약 300종까지 존재한다고 합니다. 정말 다양한 크기와 모양, 용도(?)를 지닌 아스파라거스가 존재하는 거죠. 자생지 또한 열대우림 지역부터 반사막에 가까운 지역까지 매우 넓게 분포합니다. 오늘 이야기하는 아스파라거스 나누스는 플루모서스 종에 속하는 나누스라는 종자입니다. 학명은 아스파라거스 플루모서스 나누스(Aaparagus plumosus var nanus)라고 합니다.
아스파라거스 나누스는 플루모사 고사리(Plumosa fern), 아스파라거스 고사리(Asparagus fern), 레이스 고사리(Lace fern)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고사리과 식물은 아닙니다.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북부 열대 및 아열대 지방입니다.
깃털처럼 섬세해 보이는 외형 때문에 혹시 너무 예민하거나 금방 죽지 않을까 걱정하며 반려식물로 들이지 못하는 분이 많아요. 아스파라거스 나누스는 보기보다 생명력과 실내 적응력이 강한 식물입니다. 만일 너무 잘 자라서 수형이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전지를 통해 원하는 수형으로 가꾸면 됩니다. 배수가 잘 되는 흙과 통기성 좋은 화분에 심어 겉흙이 충분히 마르면 물을 흠뻑 주면 됩니다. 습기를 좋아하는 식물인 만큼 공중 습도가 너무 낮아지지 않도록 관리해 주세요. 직사광선을 피해 반양지에 두는 것이 가장 좋고,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사람에게는 독성 없이 안전하지만 식물성 스테로이드 성분인 사포제닌이 함유되어 있으니 반려동물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오주원
실내 가드닝 스튜디오 틸테이블 대표. 2007년 시작된 틸테이블은 아름다운 화기와 디자인 식물을 중심으로, 공간 스타일링과 플랜테리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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