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차나무 숲으로 간다4월의 차밭이 우리는 부르는 이유
인선24. 02. 26 · 읽음 36

봄비가 내릴 무렵 차나무는 약속이라도 것처럼 찻잎을 틔운다. 겨우내 추위를 견딘 나무가 온기를 느끼자마자 연둣빛 생명을 차례로 터뜨리는 것이다. 그리고 사이로 다른 연한 잎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차를 만드는 사람들도 새벽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여 차나무의 생명력이 가장 충만할 가장 위에 올라온 고운 잎만 따서 첫차를 만든다.  

© 여인선

우리나라 남쪽 지방의 야생 차밭과 중국 운남성의 고산지대. 훌륭한 차가 나는 환경을 차례 답사하며 차나무가 자연을 까다롭게 선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한 차는 하나같이 아름다운 곳에서만 자란다.'고나 할까. 나처럼 차나무의 숲에 가서 살아있는 찻잎을 보고 제다(차를 만드는 과정) 경험하고 나면 차를 한층 특별하게 여기고 차에 대한 애정도 커지는 경우가 많다. 차나무의 숲이 그리워 다시 찾게 되기도 한다. 직접 차밭에 가보고 차를 제다하며 느낄 있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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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른 아침 그리고 저녁놀이 무렵의 햇살이 찻잎에 닿을 때면 신령한 기분마저 든다. 찻잎의 솜털 위로 낮게 반짝이는 햇살은 때마다 매번 감동을 안긴다. 중국 운남성 경매산의 노오란 저녁놀, 전남 순천의 이른 아침 햇살은 말을 잃게 만들 정도로 고요하고 따뜻했다. '차나무는 이런 특별한 햇살을 받으며 조용히 자라고 있구나.' 부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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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앵커. 바쁜 일상 속 차를 마시는 시간으로 위로를 얻습니다. 책 <차라는 취향을 가꾸고 있습니다>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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