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언제, 얼마나, 어떻게 물을 필요로 할까요? 초보 식집사라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것 같아요. 물이 부족하거나 넘칠 때 식물은 늘 온몸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상황 별로 식물이 우리에게 보내는 신호를 알려드릴게요.
물 주는 시기를 판단하는 방법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도 온도, 습도, 통풍 등 주변 환경에 따라 물 주기 방법이 달라 집니다. 물을 주는 정확한 시간을 파악하기 위해서 휴대폰 조도계, 온습도계, 나침반 등을 이용하곤 하는데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함께 적용하면 한층 더 정확해질 거예요.

1. 화분의 무게 기록하기
베테랑 식집사는 물을 주기 전에 화분을 들어 무게를 가늠하곤 하는데요. 초보 식집사에게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처음 데려온 화분을 들었을 때는 물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리기 때문이죠. 그럴 땐 화분에 물을 준 직후의 무게와 물이 바짝 말랐을 때의 무게를 저울로 기록해 보세요. 각각의 무게와 주기를 파악하면, 언제 물을 줘야 하는지 감이 올 거예요. 몇 번 반복하다 보면 화분을 들어보기만 해도 물을 줘야 할지 판단할 수 있답니다.
2. 나무 막대로 찔러보기
화분에 젓가락이나 30센티미터 정도 길이의 꼬챙이를 깊이 꽂아보세요. 10초 정도 있다가 막대를 뺐을 때 흙이 전체적으로 묻어 있다면 식물에 수분이 충분하다는 뜻이랍니다. 막대 끝부분에만 흙이 묻었다면 물이 필요하다는 의미예요.
수분 측정기를 이용하면 좀 더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는데요. 단 다육식물이나 선인장의 경우, 마사토와 같이 물을 덜 머금는 식재 토양에 심기기 때문에 측정 결과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3. 잎이나 줄기 표면의 주름 살펴보기
식물에 물이 부족하면 잎과 줄기에 힘이 빠져 주름이 생깁니다. 이 방법은 특히 다육식물이나 다육성 관엽식물의 물 주기를 판단할 때 효과적이에요.
과습 vs 물 부족
과습과 물 부족 시 식물에 나타나는 반응은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마르는 잎의 위치에서 차이가 납니다. 과습 피해를 입은 식물은 화분 아래에 물이 고이는 현상으로 인해 뿌리부터 망가집니다. 망가진 뿌리는 물을 위쪽 끝까지 물을 끌어올리지 못해 새순부터 마르기 시작합니다(좌). 반면, 물이 부족한 식물은 아래쪽에 있는 늙은 잎부터 말라 떨어집니다(우).
물 주는 법 제대로 알기
물을 줄 때는 5가지 사항을 기억해 주세요.
1. 미온수로
2.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릴 때처럼 물줄기를 돌려가며
3. 흙에 가까이
4. 느린 속도로 부드럽게
5. 화분 아래로 물이 충분히 새어 나올 때까지 듬뿍 줍니다. 흙에서 분무기를 높게 띄우면 물줄기가 강해지니 주의하세요. 잎의 뒷면에 물이 튀어 질병을 일으킬 수 있거든요.

물 주기 관련 자주 묻는 질문
Q. 실내 식물에게 적당한 온도는?
A. 실내에서 키우는 식물은 대부분 열대·아열대 지방 출신입니다. 이런 식물에 찬물을 주면 식물이 충격을 받아 생명 활동을 멈춰버릴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기절 상태가 되는 거죠. 생명 활동이 멈추면 식물이 수분 흡수를 못해 흙 속에 물이 고여 버려요. 이는 곧 과습으로 이어져 식물의 뿌리를 상하게 합니다.
Q. 스프레이로 식물에 매일 물을 줬는데 말라죽었어요. 왜 그런가요?
A. 스프레이를 사용하면 공중의 습도를 높여줄 순 있지만, 식물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기엔 부족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식물은 뿌리를 통해 물을 흡수하기 때문이에요. 뿌리가 충분히 수분을 머금으려면 흙에 물을 줘야 하며, 과습이 발생하거나 건조해지지 않도록 식물이 보내는 신호를 잘 관찰해야 합니다.
강세종
2007년 설립한 플라워,가드닝숍 가드너스와이프의 가드너이자 Gardener's Wife 브랜드로 식물친화적인 화분을 디자인 및 제작하고 있다. 플로리스트 엄지영대표와 함께 서울 성북동과 인천 송도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식물상담>과 <올어바웃플라워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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