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울 때 이것만 기억하세요.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어두운 곳에서 키워서는 안 되는 이유
강세종23. 10. 16 · 읽음 731

빛에 적응하는 식물

빛이 부족한 환경에 적응된 식물은 최대한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잎의 면적을 넓히려고 합니다. 집안에서 키우는 몬스테라, 고무나무 같은 관엽식물이 대부분 그렇죠. 반면, 빛이 충분한 곳에 사는 식물은 작은 잎으로도 충분히 광합성을 할 수 있기에 굳이 잎 면적을 넓힐 필요가 없습니다. 햇빛이 너무 강할 경우, 수분 손실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분을 저장하기 위해 잎이 두꺼워지곤 하죠. 다육식물의 두껍고 좁은 잎은 모두 빛이 많고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결과입니다. 극도로 건조한 곳에 적응한 선인장은 잎을 가시로 만들기까지 합니다.

© 강세종, 시그니처그린(엄유라)
© 강세종, 시그니처그린(엄유라)
© 강세종, 시그니처그린(엄유라)
© 강세종, 시그니처그린(엄유라)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울 때 기억해야 할 것들

첫째, 충분한 햇빛은 필수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은 3~10만 럭스의 충분한 빛에서 잘 자랍니다. 아쉽게도 실내 환경에서 이 정도의 빛이 지속적으로 들어오는 곳은 매우 제한적이죠. 햇빛만 따진다면, 정남향의 창가를 제외하고는 실내에서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건강하게 키우기 쉽지 않습니다. 만일 공간에 빛이 부족하다면 식물 생장등으로 보완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둘째, 웃자람을 관찰하고 빨리 대처하기

공간에 빛이 부족하면 몇 주 안에 잎과 잎 사이가 멀어지거나 줄기가 얇아지는 웃자람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를 발견했다면 빨리 빛을 더 공급해줘야 하는데요. 식물의 형태가 이미 망가진 경우에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새순이 돋는 자리는 가장 생장이 활발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선인장의 맨 위쪽, 다육식물 잎의 정중앙에 있죠. 빛이 부족해 식물이 웃자랄 경우 가장 먼저 튀어 올라오는 곳도 바로 이 새순 부분. 웃자란 부위를 잘라내면 측면에서 새로운 눈이 자랍니다. 이때 처음부터 충분한 빛을 줘야 수형이 균형 있게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빛 부족으로 선인장이 웃자란 모습 © 식물상담
빛 부족으로 선인장이 웃자란 모습 © 식물상담
웃자란 부위를 잘라냈더니 새로운 눈이 발생했다. © 식물상담
웃자란 부위를 잘라냈더니 새로운 눈이 발생했다. © 식물상담

셋째, 식물에 맞는 토양을 선택하자

시중에서 판매하는 분갈이 흙의 대부분은 열대∙아열대 지방의 다습한 실내 관엽식물용입니다. 반면, 선인장과 다육식물의 출신지인 사막, 고산지대 등과 같은 건조 지역의 토양은 비가 많이 오지 않는 환경에서 암석이 풍화되고 유기물이 거의 없는, 물이 잘 빠지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특히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키우는 경우, 물까지 잘 빠지지 않으면 웃자람이 가속화될 수 있으니 토양 선택부터 신경 써주세요.

관엽식물 토양 VS 선인장, 다육식물 토양 © 식물상담
관엽식물 토양 VS 선인장, 다육식물 토양 © 식물상담
© 식물상담
© 식물상담

넷째,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선인장과 다육식물에 발생하는 질병

고온 건조한 지역에서 온 식물은 변화무쌍한 우리나라의 기후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빛이 부족하고 다습한 여름 장마철은 엄청난 고역일 겁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식물의 면역력이 떨어진 틈을 타 해충과 질병이 쉽게 침투하곤 하죠. 특히 선인장과 다육식물처럼 잎과 줄기에 물을 품고 있는 식물의 경우 줄기나 뿌리가 무르고 썩는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죠. 그리고 이 병에 걸리면 사실상 그 식물은 돌아오지 못한 강을 건널 수도 있습니다. 공간의 습도를 낮추고 살균제를 이용해서 무름병을 예방할 수 있긴 하지만, 건조 지역 식물이 원하는 완벽한 조건을 제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죠. 큰맘 먹고 구매한 귀한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통째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가슴 아픈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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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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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설립한 플라워,가드닝숍 가드너스와이프의 가드너이자 Gardener's Wife 브랜드로 식물친화적인 화분을 디자인 및 제작하고 있다. 플로리스트 엄지영대표와 함께 서울 성북동과 인천 송도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식물상담>과 <올어바웃플라워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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