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핫한 식물, 호야 키우기적절한 빛, 배수가 잘되는 흙 그리고 기다림이 호야 꽃을 볼 수 있는 조건
독일카씨23. 09. 01 · 읽음 1,822

식물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호야를 알 겁니다. 국민 식물이면서 마니아층도 두터운 호야를 소개할게요.

ⓒ 김강호

오래전부터 집집마다 키워온 친근한 식물로 스킨답서스, 고무나무 그리고 호야가 있습니다. 꽃시장이나 식물 아웃렛을 방문하면 호야가 쉽게 눈에 띕니다. 작은 포트묘 하나에 2,000원에서 3,000원 정도로 저렴한 것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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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온실에서 키우는 대왕 호야예요. 보통 호야 하면 떠올리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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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가장자리에 흰색이나 크림색 무늬가 있는 호야를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 품종은 호야 카르노사(Hoya carnosa)라고 합니다. 사람이 키우기 시작한 지 200년이 넘어가는 반려 식물이죠.

호야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와 호주를 비롯한 열대∙아열대 지역이에요. 세계적으로 600종 이상의 호야가 발견되었고, 지금도 야생에서 이따금 새로운 호야가 발견됩니다. 교배 육종을 거친 품종까지 합하면 호야의 종류는 무수히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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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2년 전부터 호야 열풍이 불기 시작해 지금도 열기가 식지 않고 있어요. 비슷한 시기에 희귀 관엽식물도 유행했는데, 가격대가 너무 높아서 저도 다양한 품종을 키워보지는 못했어요. 호야는 가격대가 그리 높지 않은 게 인기 요인인 듯해요. 물론 희귀한 품종은 30만 원 넘는 것도 있지만요.

수많은 호야 중 요즘 제가 푹 빠져 지내는 호야 몇 종을 소개하고, 호야를 잘 키우는 방법과 꽃 피우는 방법도 알려드릴게요.

호야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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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야 카르노사

국민 호야로, 가격이 저렴합니다. 초록 잎을 가진 품종도 있고, 잎에 무늬가 있는 품종도 있어요. 호야 카르노사는 오랜 기간 교배 육종을 거쳐 꽃 색깔이 다양해요. 아쉬운 점은 너무 어린 개체의 경우 꽃을 확인하고 구입할 수 없다는 거예요. 대신, 작은 포트 호야를 구입해 잘 키워 꽃을 확인하면 정말 짜릿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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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호야 사라왁

호야 품종 중 가장 큰 잎을 지녔어요. 물론 가정집에서 키우면 자생지에서만큼 거대한 잎을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손바닥보다 훨씬 큰 잎이 자랍니다. 저는 길쭉한 잎보다 동글동글한 잎의 호야를 좋아하는데, 호야 사라왁은 딱 제 취향에 맞답니다. 빛을 많이 받으면 안토시아닌이 활발히 반응해 잎 색깔이 진해지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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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호야 마틸드 스플래쉬

잎이 작고 동글동글한 미니 호야예요. 몇 년 전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가격이 비싼 편이었는데, 지금은 많이 보급되어 작은 포트묘를 1~2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어요. 크기는 작아도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호야와 생육 환경이 비슷하며 꽃도 피웁니다. 참, 호야 꽃은 향이 굉장히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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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쪼꼬미 호야 삼총사

가장 최근 국내에 소개된 초미니 호야 3종. 바로 원산엔시스, 서펜스, 탱총엔시스입니다. 이름에서 보듯 중국이 원산지예요.  아직 국내에 많이 보급되지 않아 가격대가 살짝 높은 편이지만 인기가 대단해요. 앞서 설명한 호야 마틸드 스플래쉬도 작은 편이지만 이 삼총사는 잎이 훨씬 작습니다(첫 번째 사진에서 잎이 가장 큰 사라왁과 잎이 가장 작은 탱총엔시스).

일반적인 호야는 키우기가 그리 까다롭지 않은데, 쪼꼬미 호야 삼총사는 원산지 기후가 서늘한 편이라 한국의 한여름을 힘들어해요. 폭염 때 실내로 들여 시원하게 관리해주기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키울 수 있을 겁니다.

호야 키우기

ⓒ 김강호

호야는 물을 좋아하지만 과습은 싫어해요. 자생지에서는 흙에 뿌리를 조금만 내리는 대신 긴 덩굴을 뻗으며 살아갑니다. 줄기에서 뻗어 자란 공기뿌리(기근)를 나무나 바위에 활착 시켜 수분과 양분을 얻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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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따뜻한 실내보다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베란다에서 키우면 건강하게 잘 자랍니다. 호야는 베란다 창으로 들어오는 밝은 빛을 좋아해요. 빛이 부족하면 잎과 잎 사이 간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또 잎의 색이 진해지며 꽃을 피우지 못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빛이 너무 강하면 일소 현상으로 잎의 색이 옅어지기도 해요. 잎이 타지만 않으면 생육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빛을 충분히 받으면 꽃을 잘 피우는 것도 장점이고요. 

분갈이와 흙 배합

호야는 다른 식물에 비해 뿌리가 많이 자라지 않아요. 화분도 덩치에 비해 작은 듯한 것이 좋습니다. 큰 화분에 심으면 과습이 생길 수 있고, 꽃이 피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분갈이를 자주 할 필요도 없어요. 어린 호야의 경우, 많이 자라면 한 사이즈 큰 화분으로 옮겨주면 되지만,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덩굴이 많이 자란 상태라 분갈이 자체가 쉽지 않거든요. 주변을 보면 호야를 분갈이하지 않고 10년 이상 키운 분이 많아요. 게다가 매년 꽃도 잘 피우는데요. 호야가 척박한 토양을 선호한다는 걸 알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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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를 심을 때는 배수가 잘 되는 식재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키우는 사람에 따라 배합하는 식재와 비율은 천차만별이에요. 저는 원예용 상토 50퍼센트에 산야초, 산모래, 펄라이트, 코코칩 등 배수에 도움이 되는 식재를 섞어 50퍼센트로 배합합니다. 

화분은 어떤 것을 사용해도 좋지만, 물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토분에 심기를 추천해요. 화분 속 흙까지 모두 마른 것을 확인한 후 흠뻑 물을 주면 됩니다. 호야 잎에 주름이 지면 물을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경우 과습은 방지할 수 있지만 탈수가 반복되며 호야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할 수 있어요.

호야 꽃 피우는 법

ⓒ 김강호

호야를 키우는 많은 분이 "우리 집 호야는 꽃이 안 피어요"라고 말합니다. 호야는 어느 정도 성장해야만 꽃을 피웁니다. 화원에서 작은 포트 호야를 사 오면 3년 이상은 키워야 하죠. 빠르면 2년 차에 꽃이 피는 경우도 있는데요. 키운 시간보다는 줄기의 길이가 결정적인 듯해요. 덩굴이 최소 1미터 이상, 평균 2미터 정도 자랐을 때, 잎자루 사이에서 꽃대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빛이 부족해도 꽃이 피지 않을 수 있으니 사철 베란다에서 관리하는 게 좋아요. 환경만 맞는다면 봄에 한차례 꽃이 핀 뒤 가을에 또 한 번 꽃이 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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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는 한 번 꽃을 피운 꽃대에서 또다시 꽃을 피운다는 점이 재미있어요. 간혹 꽃이 지고 난 꽃대가 보기 싫다고 잘라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이런 특성을 이용해 호야를 지지대에 묶어 정리할 때 꽃대를 한 군데 몰아 놓으면, 나중에 화려한 꽃 잔치를 볼 수 있답니다.

결국 적절한 빛, 배수가 잘되는 흙 그리고 기다림이 호야 꽃을 볼 수 있는 조건입니다. 작은 호야 포트를 정성껏 키워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하면 무척이나 뿌듯할 겁니다. 지금 바로 호야 키우기에 도전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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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이자 식물 집사인 김강호는 독일카씨라는 이름으로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한다. 「식물이 아프면 찾아오세요」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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