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힘들수록 추억여행을 떠나거나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집중하곤 했다.
오랫동안 꿈을 품고 있으면 꿈과 닮아간다.
품고 있는 꿈, 롤모델 등 내 안에 빛나는 것들을 들여다봤다.
사춘기 시절에는 영화 잡지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우상을 한 명씩 품고 살았다.
잡지 포스터를 오려 필통을 만들고, 액자나 책받침, 노트, 엽서 등 각종 문방구 제품에 스타의 사진이 수도 없이 찍혀 나왔다.
80년대 추억의 책받침 스타들!
라붐과 유콜잇러브 영화도 좋았지만 소피마르소를 흠모했다.
그 시절 레코드 가게에서는 유콜잇러브 OST가 자주 흘러나왔다.
라붐 속 청소년들의 모습( 화장을 하고, 부모님이 파티에 데려다주고 등)에 충격도 받았다.
유콜잇러브 속 소피마르소의 청순한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교원 자격 구술시험을 보던 소피마르소의 대사가 떠오른다.
“나를 위로하는 사람이 내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 그 둘은 진정한 연인이 됩니다.”
시험 끝나면 영화 극장에 가거나 비디오를 빌려 보고, 잡지를 샀다.
1989년 소피마르소가 내한해서 드봉 TV CF를 찍었는데, 당시 2억을 받았다.
그때 강남 30평대 아파트가 5천만 원이었는데, CF 한 편 찍고 강남아파트 4채를 가져간 셈!
참 돈 쉽게 벌고 부러운 직업이다.
그 당시 보편화됐던 재래식 화장실을 보고 소피마르소가 굉장히 놀랬다는 얘기가 있었다.
지금보다 더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이었는데, 정이 있고, 소소한 행복은 더 많았다.
새삼 좋아할 만한, 바라볼 만한 대상이 있다는 건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꽃과산책
에세이, 동화책, 소설쓰는 짙은감성작가! 저서로 <그림동화 위니와 달비의 마법일기>,< 풍경이 있는 모든 순간> 등 있음
댓글 14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