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온유한 식물누나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은 요즘 낮기온 35도를 돌파하며 에어컨 고장난 우리집을 후끈후끈 데우고 있답니다. 10년도 넘은 에어컨이라 이사가면 한대 사야지 버티고 있네요 하핫. 이러다 이사는 갈라나 몰라요.
그나마 베란다는 동향이라 뜨거운 태양에선 조금 자유로울 수 있어 다행이에요. 와중에 빛 부족은 당연한 것이라 풍성한 수확은 기대도 하지 않았건만, 조금씩 꽃도 피고 열매도 열리고 있어 여름 베란다 정원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네요.
노란 마법사의 모자
어떤 책에서 보니 토마토 꽃이 꼭 마법사 모자같다는 표현이 있더라고요. 귀여운 표현이네요. 전, 첫꽃은 대부분 따주었고요, 두번째 꽃이 열렸을 땐 그냥 내버려두었거든요. 바람불면 알아서 수정되겠지 내버려두었더니, 토마토 딱 한 알만 열리더라고요. 게으름과 무지의 콜라보가 빚어낸 결과였습니다.
그래도 이 한 알이 얼마나 소중하던지... 실망하지 않고 계속 키웠더니 여기저기서 또 꽃이 피었고요, 이번엔 내가 호박벌이 되어 수정을 열심히 시켜주기로 마음먹었답니다.
토마토 꽃의 수정 원리
여러분, 자연에서는 토마토 꽃이 어떻게 수정되는가 궁금하신가요? 저도 노지에서 키워본 적은 없지만 책을 찾아보니 토마토의 꽃밥은 특히 진동에 잘 반응한다고 해요. 물론 바람에 의해 수정되기도 하지만, 호박벌의 날갯짓이 일으키는 진동음에 의해 꽃가루가 떨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꿀벌의 미약한 날갯짓으로는 이 진동수분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토마토 농가에서는 사육된 호박벌을 풀어 이 진동수분이 일어나도록 한다고 합니다.
우리 호박벌이 되어
그렇다면 우리는 꿀벌이 아닌 호박벌이 되어야 이 토마토를 잘 수정시킬 수 있다는 말이네요. 호박벌처럼 4옥타브 도음까지 진동음을 발생시킬 순 없으니 꽃을 톡톡 쳐주거나 꽃대를 흔들흔들해서 진동 수분에 가까운 서비스를 실행해봅시다!!!
붓으로 살살 문질러주거나 살짝 선풍기를 틀어주는 것도 효과가 없지 않지만, 적당히 흔들어줘야 좁은 관을 타고 꽃가루가 내려온다니 잊지 말고 톡톡! 흔들흔들! 해줘야 겠어요.
호박벌이 되기로 결심한 후 달라진 저의 토마토들입니다. 꽃마다 토마토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죠? 꽃에서 열매가 되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더라고요. 언제쯤 빨갛게 익어갈까 궁금해집니다.
이 토마토를 맛있게 수확할 수 있는 방법도 미리 공부해두었는데요, 다음엔 이 비결을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자료
식물의 세계 / 조너선 드로리 / 시공사
온유한식물누나
안녕하세요? 늘 온유하게 살고 싶은 식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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