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핑의 꽃들은 한 동안 계속 펴있었습니다.
다른 가지핑들도 꽃봉오리가 생기고 꽃이 폈습니다. 꽃들을 팡팡 피어주니 가지를 보려고 키우는 것이 아니라 꽃을 보려고 키우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면봉으로 여러 가지 꽃술을 건드려 주기도 했습니다. 꿀벌 대신 인공 수정을 해준 것이지요. 나중엔 면봉 가져오기도 귀찮아서 손끝으로 톡톡 건들여 주었습니다. 건드릴 때마다 꽃가루가 날리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구요.
요즘에는 꽃 잎의 색이 바라고 마르고 시들고 있는데요.
어느날은 꽃이 화분에 떨어진 것을 발견 했는데 이 꽃은 꽃대가 같이 떨어진 걸 보니 열매가 생기지 못하고 떨어진 꽃인 듯합니다. 안타깝긴 했지만 다른 꽃들이 많아서 그런지 괜찮았던것 같아요.
오늘도 화분에 떨어진 꽃 하나를 발견 했습니다. 이 꽃은 잎만 떨구었습니다. 꽃잎이 없어진 꽃대를 살펴보니 아주작은 궁댕이가 보입니다. 드디어 저도 가지 궁댕이 구경을 했습니다.
아직 너무 작아서 잘 보이진 않은데 꽃대 안에 동글동글한 가지의 궁둥이가 보입니다. 꽃대를 남기고 잎만 떨궈야 가지가 맺힌다는 것을 전에는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예쁜 꽃이 져서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예쁜데 펴있는 시간은 참 짧네요. 그래도 꽃이져야 열매가 맺히니 아쉬움은 필요한 순서인 것같아요.
꽃이 진 자리에서 발견한 작은 열매는 아쉬움을 잊게 하고 또다른 감정인 감격스러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열매가 자라는 모습은 또 다른 환희와 기쁨을 느끼게하네요.
동글동글이
식물 찐팬이 되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댓글 11
첫 번째 댓글을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