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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나의 퍼컬을 발견했다.
예프24. 06. 27 · 읽음 161

누군가에게 나에게 너의 퍼컬(퍼스널 컬러)이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엄마라고 하겠다.

 

지금 책 <중급 한국어>를 읽다가 작가가 엄마에게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또다시 멈춰 서있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그저 ‘나’는 제과점에서 피낭시에를 하나 샀을 뿐인데 한 손님에게

 ‘부알라(나 여기 있다라는 프랑스어)’라고 답하던 점원 때문에 눈물을 주르륵 흐르게 되는 이 상황에 어디 한 대 강하게 맞은 듯한 충격이 왔다.

이런 식으로 울린다고... 이건 반칙인데...

 

사연인즉 부알라는 ‘내가’ 돌아가신 엄마와 평생 동안 서로에게 했던 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가벼운 대화일 뿐인 이 찰나의 장면에 '나'는 몰입한다. 그가 말하듯 어머니와 생전 주고받던 단어 하나를 발견하고 어머니와의 기억들이 몰려왔기 때문이겠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스타그램을 하나 꾸리고 있는데 요즘 카드뉴스에 꽂혔다. 오늘 아침에 카드뉴스에 들어갈 사진을 몇 가지 선택해놓고 엄마에게 조언을 구했다. 엄마와 나와의 관계는 늘 엄마가 손해 보는 관계이지만 그래서 미안하지만 엄마는 나에게 친구이자 조언자이자 조력가이다.

 

<초급 한국어>를 다 읽고 <중급 한국어>를 읽게 된 연유는 다음 대목 때문이었다. 요약하자면 초급 한국어 속 '나'는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강사인데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윌리를 찾아라’를 훑어보다  '누군가가 저 위에서 나를 찾고 있다면 그 사람을 누구일까'라는 상상을 한다.

 

'내 시작과 끝을 알고, 내 모든 것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존재란 누구일까?'라는 질문 끝에 엄마가 있었단다.

"엄마, 엄마는 내가 보여?"라고 묻는 장면에서는 오열을 해버렸다.

 

이런 순간을 좋아한다. 아니, 이럴 때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책을 읽다가 내가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발견하는 순간. 그래서 책을 읽는 건지도 모르겠다.

 

우울해도 읽고
즐거워도 읽고
좌절해도 읽고
불안해도 읽고...

 

그리고 그런 나의 깨달음을 적어 나갈 매체로서 그로로가 있어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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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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